'작두 타고 이긴' 서정원 감독이 씁쓸한 이유는

기사입력 2013-09-11 21:33


수원과 울산의 2013 K리그 클래식 경기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수원 서정원 감독이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2013.07.07/

서정원 감독은 이날 작두를 탔다. 경기 전 예상이 모두 적중했다. 1대0으로 이겼다. 하지만 씁쓸함을 피할 수 없었다.

경기 전 만난 서 감독은 "이런 경기가 더 어렵다"고 했다. 부산은 15일 홈에서 열리는 포항과의 FA컵 4강전을 대비, 2군 선수들을 데려왔다. 주전은 임상협과 이범영, 호드리고 뿐이었다. 임상협은 경고누적으로 FA컵 4강전에 나설 수 없다. 스리백으로 나선 황재훈과 김응진 권진영은 올 시즌 첫 출전이었다. 원진영은 프로데뷔 무대였다. 누가 봐도 수원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섰다.

하지만 서 감독은 경계의 눈빛을 보냈다. 서 감독은 "이런 경기일수록 경기장에 나온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진다. 주전을 잡기 위해 120% 전력을 다한다"고 했다. 이어 "부산은 앞선에 있는 한지호와 호드리고, 임상협에게 볼을 보내고 나머지 선수들을 수비만 하겠다는 전술이다. 쉽지 않다"고 했다.

서 감독의 예상은 적중했다. 수원은 경기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부산은 밀집 수비로 나섰다. 2군 선수들은 수원을 한 번 잡아보겠다고 눈에 불을 켰다. 거친 플레이도 일삼았다. 수원 선수들로서는 몸을 사릴 수 밖에 없었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밀집 수비를 벗겨낼 수 있을만큼의 공격력이 안되었다는 사실이 씁쓸했다.

이 시점에서 서 감독의 경기 전 예상이 하나 더 적중했다. 서 감독은 조용태를 지켜봐달라고 했다. "몸상태가 상당히 좋다. 오늘 뭔가를 해줄 것이다"고 말했다. 조용태는 후반 1분 감각적인 원터치 패스로 오장은의 결승골을 도왔다. 하지만 역시 씁쓸함을 남겼다. 이날 조용태는 최전방으로 출전했다. 정대세의 장기 부상과 조동건의 경고누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조용태를 위로 올린 것이다. 한 두 선수만 부상이나 경고 누적으로 결장해도 스쿼드에 큰 구멍이 생기는 수원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다.
수원=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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