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자이', 주말을 달군 이 남자에 대해

최종수정 2013-10-07 13:04

ⓒ sky SPORTS 중계화면 캡처

실시간 검색어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6일 새벽(한국 시각) 선덜랜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선덜랜드 AFC(이하 선덜랜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13-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결과를 홀로 결정지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95년생의 나이로 선발 데뷔전 무대에서 두 골을 작렬하며 1-2 승리를 일궈낸 야누자이. 퍼거슨 감독의 공백을 절절히 느끼던 맨유가 전반 5분부터 비디치의 실수로 삐걱거렸을 때, 더없이 당찬 기세로 상대를 눌러버렸으니 관심이 폭발할 만도 했다.

모예스 감독은 반페르시와 루니를 중앙에 두고, 좌 야누자이-우 나니의 조합으로 나섰다. 에브라의 역동적인 오버래핑과 함께한 야누자이는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움직였다. 볼을 잡아두고 왼발 크로스로 가져가는 동작엔 사족이 없었다. 게다가 상대 수비를 한 명 정도는 거뜬히 벗겨 내고 공간을 점령해 갈 능력도 돋보였다. 볼을 소유할 능력을 지니고 있는 데다 볼을 짧게 많이 건드리면서 드리블을 치다 보니 이를 뺏으려는 상대 수비는 발 넣을 타이밍도 잡기 어려웠다. 볼을 발에 달고 뛰는 속도가 빠르며 워낙 자신 있게 상대 진영을 헤집자, 선덜랜드 자원들이 3~4명씩 몰리는 경우가 연출됐고 이들의 수비 조직력은 곤두박질쳤다.

야누자이가 조금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건 '중앙에서의 움직임' 때문이었다. 후반 들어 측면의 잔디를 밟는 시간이 길었던 이 선수는 전반전만 해도 에브라에게 직선 돌파를 맡긴 뒤 중앙으로 좁혀 들어오곤 했다. 때로는 클레버리-캐릭 라인까지 내려가 공격의 물꼬를 트는 작업에도 동참했다. 이런 움직임에 라인 간 간격이 좁아졌고, 패스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정확도는 올라갔다. 이후 제법 괜찮은 패스를 뿌리면서 공격의 흐름을 이어나갈 기회 역시 많아졌다. 이러한 퍼포먼스는 루니의 플레이메이킹 짐을 나눠 지는 효과를 불러옴은 물론, 맨유가 오랜 기간 느껴왔던 중원에서의 갈증 역시 일부분 해소할 수 있는 소중한 재능이었다.

주위를 잘 살펴둔 덕에 볼을 받은 뒤의 판단이 상당히 빨랐다. 동료에게 볼을 내준 뒤 쉼 없이 공간을 창출해내는 건 더없이 인상적이었다. 동화 <헨젤과 그레텔>에서 길을 표시하기 위해 늘어놓은 '빵 조각'이 이 선수에게도 있는 듯했다. 패스를 주고 기가 막히게 찾아 들어간 공간에서 맨유의 공격이 또 다시 이어졌던 건 우연이 아니었다. 또, 선발 데뷔전을 치른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의 두둑한 배짱도 대단했다. 상대 압박이 느슨하면 시원스레 내달렸고, 선덜랜드의 수비들이 물러서면서 거리와 각도를 내줬을 때에는 임펙트 강한 슈팅을 거침없이 쐈다. 위아래로 움직이던 반페르시와 루니가 남겨놓는 공간을 직선적인 침투로 메워가는 것도 좋았다. 모예스 감독의 시름을 던 동점골도 이런 장면에서 나왔다.

물론 앞으로 증명해 보일 부분은 차고 넘친다. 우선 상대가 최하위 선덜랜드였음을 짚고 가야 한다. 앞서 몇 번이나 언급한 '공간'도 어느 정도의 클래스가 있는 팀이라면 확연히 줄어든 게 뻔하다. 최전방과 최후방 사이를 3~40m내로 가두는 상위권 팀들과의 경기에서 공간을 얼마나 잘 찾아 먹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또, 측면에서의 파괴력을 늘릴 연계에서는 합을 더 맞춰야 하고, 적극성을 보이며 노력했던 수비 능력도 조금은 더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토록 흥분했던 건 될성부른 나무의 '떡잎'을 봤다는 점에서다. 이제 막 모습을 드러내 경험치를 쌓아갈 이 선수가 어떤 나무로 자랄지 궁금하지 않은가.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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