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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보경(오른쪽)이 지난달 31일(한국시각)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에버턴과의 2013~2014시즌 EPL 3라운드에서 에버턴 스티븐 피에나르와 볼을 다투고 있다. 사진출처=카디프시티 구단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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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24·카디프시티)의 행보에 거침이 없다.
첼시의 간담마저 서늘케 했다. 김보경은 19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펼쳐진 첼시와의 2013~2014시즌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에서 후반 11분 게리 메델을 대신해 교체투입됐다.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해 팀의 1대4 대패를 막진 못했다. 그러나 득점과 다름없는 환상적인 슛으로 멈추지 않는 성장세를 과시했다.
후반 29분, 눈이 번쩍였다. 아크 왼쪽에서 기회를 노리던 김보경은 앤드류 테일러가 문전 왼쪽으로 밀어준 볼을 수비수 3명 사이를 뚫고 들어가 잡았다. 각도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패스 대신 왼발슛을 택했다. 깜짝 놀란 골키퍼 체흐가 손을 뻗어 쳐내 득점과 연결되진 못했다. EPL 최고의 수문장으로 꼽히는 체흐가 아니었다면 득점으로 연결됐을 장면이었다. 첼시 수비진과 골키퍼 모두 크로스에 대비하며 소극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었던 찰나에 김보경의 슛은 허를 찌른 수였다. 영국 스포츠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내놓은 양 팀 선수 평점에서 김보경에게 '슈팅을 때렸지만 놓쳤다'는 설명과 함께 6점을 부여했다. 첼시전에서 평점 6점을 받은 선수는 김보경과 수비수 스티븐 콜커가 유이했다. 후반 교체 투입 이후 카디프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은 김보경의 활약을 인정하는 대목이다.
올 시즌 김보경의 성장세는 눈에 띌 정도로 빠르다. 지난 8월 맨시티와의 EPL 2라운드 승리가 첫 번째 계기였다. 당시 김보경은 EPL 정상급인 맨시티 수비라인을 휘저으면서 동점골과 역전골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수비수 2~3명이 버티고 있는 사이를 과감히 파고 들어가면서 연결한 패스에 맨시티 골망이 잇달아 출렁였다. 지난 12일 '삼바군단' 브라질과의 맞대결은 두 번째 도약의 발판이었다. 시종일관 답답했던 한국 공격진 사이에서 거침없는 돌파와 투쟁력을 앞세운 김보경은 단연 돋보였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선배들의 틈바구니 사이에 존재감 없던 김보경은 어느덧 A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김보경은 "브라질전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돌파나 패스하는 과정에서 확실히 자신감이 붙었다"고 밝혔다.
첼시전 활약으로 김보경은 또 한 단계 성장했다. A매치를 마친 피로와 장거리 이동 등 악재가 산재한 상황에서 조제 무리뉴 감독의 지휘 아래 촘촘히 짜인 첼시 수비진을 뚫었다. 공격포인트가 눈으로 드러나는 결실이라면, 뛰면서 얻는 경험은 숨은 힘이다. 첼시전에서 얻은 경험은 김보경의 성장세에 한층 탄력을 불어 넣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준비에 여념이 없는 홍명보 감독에게 김보경의 활약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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