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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은 원칙이 아닌 실리를 선택했다.
변수가 생겼다. 스페셜 포트, 이른바 '포트 X'의 선정 방식이 변경됐다. FIFA가 랭킹을 버렸다. 그동안 새로운 방식의 랭킹 산정법을 도입, 자부심이 대단했다. 톱시드도 FIFA 랭킹을 적용했다. 과거의 흔적도 있었다.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 톱시드를 받지 못한 유럽이 이번 대회처럼 9개국이었다. FIFA 랭킹을 적용, 최하위인 세르비아-몬테네그로를 스페셜 포트로 분류했다. 브라질월드컵 조추첨에서 동일 방법을 채택할 경우 스페셜 포트에는 유럽 9개국 중 가장 랭킹(10월 기준)이 낮은 프랑스가 자리한다.
가장 큰 관심은 포트 X의 향방이다. 네덜란드, 이탈리아, 포르투갈, 프랑스, 잉글랜드 등이 포트 X로 분류돼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동행하면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크로아티아도 결코 만만치 않다. 한국은 올해 크로아티아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각각 0대4, 1대2로 패했다. 반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러시아, 그리스가 포트 1의 남미팀들과 함께하면 그나마 해볼 만 하다. 포트 X를 피해 남미와 아프리카의 2번 포트 팀들과 한 조에 속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유럽을 제외하고는 같은 대륙의 팀은 한 조에 속할 수 없다. 유럽의 경우 각 조에서 두 팀을 넘지 못한다. 포트 X에는 또 하나의 함정이 있다. 포트 X와 함께할 경우 무조건 유럽 두 팀이 포함된다. 역대 최악의 조편성도 나올 수 있다. 브라질(아르헨티나),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과 한 조에 묶일 수도 있다. 상상조차 하기 싫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최상의 시나리오를 그려보면 일단 포트 1의 강력한 우승 후보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8개조 가운데 5개조에 유럽 두 팀이 포진한다. 1번 포트 중에서 약체로 평가받는 스위스, 2번 포트의 알제리, 4번 포트의 그리스와 같은 조에 포진하면 금상첨화다. 만약 그리스가 포트 X로 분류될 경우 1번 포트의 콜롬비아, 4번 포트의 러시아 등과 함께해도 나쁘지 않은 그림이다.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16강 진출에 실패한 독일월드컵에서 한국은 토고, 프랑스, 스위스와 한 조에 묶였다.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이룬 남아공월드컵 때는 아르헨티나, 그리스, 나이지리아와 같은 조에 속했다. 비교적 무난한 조 편성이었다.
하지만 가시밭길이다. 위상을 잃은 톱시드, 포트 X의 변수 등으로 어느 대회보다 살얼음판이다. '죽음의 조'로 떨어질 확률은 50%가 넘는다. 과연 홍명보호는 어떤 대진표를 받아들까.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