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투박' 박은선-박성은의 아름다운 시너지

기사입력 2014-03-31 07:27


◇박성은-박은선

"(박)은선언니의 크로스가 워낙 좋으니까."(박성은) "(박)성은이의 위치선정이 완전 좋았죠."(박은선)

여자실업축구 WK-리그 서울시청 '투박' 박은선(28)-박성은(24) 콤비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를 칭찬하기 바빴다. 리그 최강의 공격력을 과시하는 '룸메이트 자매'는 시즌 초반부터 무서운 시너지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청은 올시즌을 앞두고 수원시설관리공단의 공격수 박성은을 영입했다. 2010년 수원FMC의 우승멤버이자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친 박성은을 박은선의 파트너로 낙점했다. 엉뚱발랄하고 속정 깊은 박성은은 지난 겨울, '성별 논란'속에 힘든 시기를 보내던 박은선을 활짝 웃게 하는 힘이었다. 룸메이트로서 그라운드 안팎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기나긴 시련의 터널을 함께 지났다.

지난 24일 WK-리그 2라운드 수원시설관리공단과의 경기(3대0 승)는 이들의 시너지가 극대화된 경기였다. 박성은은 친정을 상대로 멀티골을 기록하며 부활을 알렸다. 박은선이 우월한 스피드와 피지컬로 측면을 뚫어내며 크로스를 올리면, 어김없이 박성은이 쇄도했다. 시즌 전 딱 4번밖에 맞춰보지 않았다던 이들의 움직임은 거짓말처럼 딱딱 맞아들었다. 내년 브라질여자월드컵 예선전인 아시안컵을 앞두고 윤덕여 여자대표팀 감독이 직접 관전한 이날 경기에서 박은선과 박성은은 펄펄 날았다. '동생' 박성은은 박은선의 크로스를 이어받은 선제골에 이어, 추가골까지 성공시켰다. '언니' 박은선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수비 3~4명을 좌우로 벗겨내는 현란한 개인기를 뽐내며 기어이 쐐기골을 밀어넣었다. '동생' 박성은의 MVP 수상에 '언니' 박은선은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서정호 서울시청 감독은 "은선이가 힘든 부분을 스스로 견뎌내면서, 팀 전체에 시너지로 작용하고 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며 흐뭇해 했다. '이적생' 박성은에 대해 "영리하다. 축구지능이 무척 좋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룸메이트' 박은선과 박성은의 머릿속은 온통 축구뿐이다. 밥먹을 때도 잠잘 때도 대화의 90% 이상은 축구얘기다. 박성은은 "지난시즌까지 상대팀으로 붙었던 은선언니가 이제 내편이라는게 심적으로 편안하다. 정말 든든하다"며 웃었다. 친정팀을 상대로 한 멀티골의 공도 '은선언니'에게 돌렸다. "움직임과 관련해 언니에게 많이 혼났다. 룸메이트로 생활하면서 언니에게 정말 많이 배운다. 말뿐만이 아니라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박은선 역시 끊임없이 성장하고, 노력하는 동생을 칭찬했다. "성은이가 대견하고 고맙다. 볼 소유도 잘하고 컨트롤도 잘하고, 위치선정도 뛰어난 정말 좋은 선수다."

인터뷰중 박성은은 두껍게 테이핑한 박은선의 오른쪽 종아리를 가리켰다. 경미한 근육파열을 꾹 참으며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었다. "언니는 방에서 늘 얼음을 대고 있다. 저렇게 아픈데도 팀을 위해 저렇게 열심히 뛰는 걸 보면, 언니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당연히 우리도 더 열심히 뛰게 된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라운드안에서 펄펄 날던 박은선은 절뚝이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2연승을 달리던 서울시청은 27일 부산상무에게 일격을 당했다. 권하늘 민아라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1대2로 패했다. 박은선의 3경기 연속골이 불발됐다. 승부욕 강한 박은선은 놓친 골 장면을 떠올리며 아쉬움에 밤잠을 설쳤다. '룸메이트 시너지'로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투박'은 31일 충북 보은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지는 WK-리그 4라운드에서 '전통의 강호' 고양대교와 맞붙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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