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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축구협회(The FA)는 프리미어리그(EPL)만 보면 속이 탄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지위는 여전하다. 세계 최고의 스타들이 모여 천문학적인 중계권료 및 스폰서십 수입을 끌어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게 되려 독이 되는 모습이다. EPL 20팀 대부분이 잉글랜드 출신보다 해외 스타들을 영입하는데 치중하면서 유망주 육성에는 정작 소홀해지고 있다. 첼시, 맨시티, 아스널 등 일부 팀에선 선발 라인업 11명이 모두 외국인으로 채워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해리 케인(토트넘), 존 스톨스(에버턴) 등 잉글랜드 출신 유망주들이 부상하고 있지만 잉글랜드축구협회의 눈에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결국 잉글랜드축구협회의 '쇄국'은 아시아 출신 선수들의 EPL 진입 장벽이 더욱 높아짐을 뜻한다. 김보경(현 전북 현대)이 쓴 경험을 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챔피언십(2부리그) 소속 블랙번 로버스와 계약에 합의한 김보경은 등번호 7번을 받고 메디컬테스트까지 합격, 입단 테스트 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그러나 입단에 필요한 워크퍼밋(취업비자)이 발급되지 않으면서 결국 입단은 물거품이 됐다. 영국 정부의 외국인 취업 규제 강화 정책이 이적 무산의 원인으로 꼽혔지만 잉글랜드축구협회의 '홈 그로운' 정책의 영향도 컸다는 게 중론이다. 현재 EPL에서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 오카자키 신지(레스터시티)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들 모두 핵심전력으로 분류되진 않는 상황이다. 한정된 톱팀 엔트리 안에 자국 선수 12명을 의무적으로 채워 넣어야 한다면 결국 핵심 전력감 외국인 선수에게 집중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앞으로는 유럽 무대에서 확실하게 검증을 거치거나 탈아시아급 기량을 갖춘 선수들 만이 EPL 무대를 밟게 되는 현상이 더 심해질 전망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