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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구단들에게는 팀을 상징하는 고유의 색이 있다.
수원 구단의 풀네임이 '삼성 블루윙즈'이고 프로배구 삼성화재도 '블루팡스'라 부를 만큼 파란색 애착이 강하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유니폼도 파란색이다. 모기업인 삼성이 파란색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블루'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수원 삼성이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빨간색을 더했다. 고유의 파란색을 버린 것이 아니라 빨간색으로 풍미를 더한 것이다.
수원은 그동안 홈경기 파란색, 원정경기 흰색 유니폼을 사용해왔다. 올해부터는 빨간색 유니폼을 추가해 '청·백·적' 3색 라인업으로 밀고나간다.
빨간색 유니폼은 구단 사상 처음 시도하는 대변혁이다. 수원은 올 시즌 K리그서는 기존 청·백 유니폼을 착용하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서는 원정경기때 빨간색을 선보일 방침이다.
K리그에서 지금까지 3가지 색깔 유니폼을 공식적으로 사용한 적은 없었다. ACL 진출팀인 전북과 포항은 기존 색깔 체제를 유지한다. 과거에 기존 2가지 색깔 이외의 라인업을 선보인 경우는 호국보훈의 달(상주, 전북), 창단 20주년 기념(수원), 광주유니버시아드(광주) 등 이벤트성으로 간혹 등장했을 때다. 수원 외에 수도권 다른 구단이 서드 유니폼을 기획하고 있으며 2월 중순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이 빨간색을 덧붙인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팬 서비스가 최우선이었다.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 실시한 팬 대상 설문조사 결과 기존 흰색 유니폼 외에 원정경기에서도 강렬한 느낌을 주는 색상을 원한다는 의견이 많았고 설문 집계 결과 빨간색이 1순위였다"고 말했다. 팬들이 원한다는데 전통·관례에 너무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판단 아래 결단을 내렸다.
마케팅적인 측면도 고려했다. 상품을 다양화하자는 것이다. 수원은 올 시즌 ACL 출전, 권창훈 효과 등을 발판으로 마케팅 실적 향상을 노리고 있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 외에 구단이 내놓을 수 있는 상품은 구단 상징을 활용한 유니폼, 머플러 등 축구·응원용품이다. 다소 밋밋한 인상을 주었던 파란·흰색에서 강렬한 이미지의 빨간색을 추가하면서 상품을 다양화하고 관심도 끌어모을 수 있다. 보기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은 법이다.
여기에 K리그를 대표해 ACL에 참가하는 의미도 부여했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축구의 상징색은 '붉은악마'가 대변하듯이 빨간색이다. 태극전사들은 월드컵 예선, 올림픽에서 고유의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한국의 위상을 떨치려고 분투한다.
사람이 입는 옷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듯이 수원 선수들이 K리그의 자존심을 걸고 출전하는 ACL 원정에서 붉은색으로 무장하면 평소와 다른 투혼을 기대할 수 있다.
수원 주장 염기훈은 "아무래도 ACL처럼 환경이 다른 원정경기에서 기싸움도 중요한 만큼 상대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는 유니폼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청·백·적 유니폼이 그런 부분에서 적합한 것 같다"면서 "이제 유니폼도 청·백·적 삼색이 모두 갖춰져 완전체가 된 만큼 2016시즌에 그라운드에서 좋은 활약으로 보답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수원은 청·백·적 라인업 중 푸른 유니폼을 오는 24일 펼쳐지는 ACL 홈 개막전 감바 오사카와의 경기에서 첫선을 보인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