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인터뷰]류승우"경쟁보다 팀플레이가 중요하다"

기사입력 2016-03-30 01:01



사진출처=대한축구협회

"모든 선수들이 경쟁보다 팀플레이에 신경썼다."

'신태용호의 공격수' 류승우(23·빌레펠트)가 전한 3월 알제리와의 2연전, 올림픽대표팀의 분위기다. 류승우는 알제리와의 2차 평가전을 마친 29일 소속팀 빌레펠트(독일 2부리그)로 복귀하기 위해 비행기에 올랐다.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만난 류승우의 표정은 밝았다. "공격포인트를 아쉽게 놓쳤지만 팀이 이겨서 기분좋다"며 웃었다.

2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알제리와의 2차 평가전에서 류승우는 선발 출전했다. 2선에서 활발하게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냈고, 강력한 중원 압박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반박자 빠른 움직임으로 상대의 길목을 막아섰다. 누구보다 많이 뛰었다. 절실한 플레이는 주전 경쟁이 극심했던 탓이었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경쟁에 대한 절실함이라기보다는 유럽에 있으면서 그렇게 뛰지 않으면 경기에 나설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 현대축구는 공격, 수비를 다 잘해야 한다."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이번 알제리와의 2연전을 앞두고 혹독한 주전 경쟁을 예고했다. 총 18명의 올림픽 엔트리 중 와일드카드(24세 이상) 3장, 골키퍼 포지션 2장을 제외하면 필드플레이어는 13명의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한다. 경쟁 속에서도 올림픽대표팀 '원팀'의 분위기는 흔들림이 없었다. "올림픽이 다가오고 있고 새 선수들도 합류했기 때문에 경쟁은 당연한 일로 받아들였다. 이번 소집에서 좀더 진지해진 면은 있지만 즐겁고 재밌게 훈련하고 경기했다"고 했다. "각자 마음속에 부담은 있었을지 몰라도 개인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는 없었다. 튀거나 돋보이려는 플레이보다는 한발 더 뛰는 헌신적인 플레이, 동료를 돕기 위한 희생적인 패스를 하려고 애썼다. 팀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팀이 망가진다.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권창훈 이창민 문창진 등 연령별 대표팀때부터 오랫동안 발맞춰 온 동료들과는 눈빛으로 통한다. 신 감독은 알제리전 후 2선의 날선 플레이에 만족감을 표했다. 류승우는 "공격작업을 할 때 모두 유기적으로 움직여주고 도와주고, 공간으로 침투하는 플레이를 추구한다. 신 감독님도 늘 빠르고 간결한 패스플레이를 주문하신다. 호흡이 잘 맞는다"고 평가했다.

전날 자신의 플레이도 냉정하게 복기했다. "수비에 가담하면서 공수의 연결고리로서 가운데서 풀어내는 부분은 괜찮았던 것같다. 공격수로서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마무리 부분에서 더 세밀해야 한다. 슈팅 찬스를 골로 연결하지 못해 아쉽다." 전반 14분 박용우의 롱패스를 알제리 골키퍼가 걷어낸 후 골문이 빈 상황에서 쏘아올린 발리슈팅이 빗나간 데 대한 아쉬움이었다. "올림픽에는 좋은 팀들이 많이 나온다.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 더 준비를 잘 해야 한다"고 했다.

류승우는 지난 2월 아시안컵 직후 레버쿠젠의 명성 대신 실리를 선택했다. 리우올림픽의 해, 뛸 기회를 찾아 지난 2월 2부리그 빌레펠트로 임대 이적했다. 올 시즌 5경기에 나섰다. 등번호 10번을 받은 류승우는 임대 직후 첫 선발 기회를 부여받았다. 3월 2경기에 결장했다. 올림픽팀 합류 직전 20일 1860뮌헨전(1대1 무)에서 다시 선발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류승우는 "아시안컵 끝나자마자 팀을 옮긴 후 감독님의 믿음 속에 풀타임을 뛰었지만 피곤했던 탓인지 좋은 경기력이 안 나왔다. 감독님이 회복할 시간을 주셨다. 믿고 기다려주셨던 것같다"고 설명했다. 류승우는 2선 좌우, 가운데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자원이다. "빌레펠트에서도 5경기 중 2경기는 오른쪽 윙어로, 1경기는 섀도스트라이커로, 2경기는 왼쪽 윙어로 뛰었다"고 했다. "공격 2선 어디든 다 뛸 수 있기 때문에 출전 기회만 주어진다면 어느 포지션이든 좋다"고 긍정했다.

빌레펠트 복귀후 시즌 종료까지 6경기가 남았다. 류승우는 "부상없이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해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최근 팀이 7경기 무승(3무4패)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팀이 승리할 수 있는 공격포인트도 꼭 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올림픽대표팀의 에이스지만 주전 경쟁에 대해 마음을 놓지 않았다. '레버쿠젠 선배' 손흥민이 와일드카드로 낙점된 만큼 공격라인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2선에서 한 명은 올림픽에 못 갈 수도 있다. 당연히 끝까지 경쟁해야 한다. 남은 시즌 동안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더 분발해야 한다. 안 다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비장한 각오와 함께 새 도전을 향해 날아올랐다.
인천공항=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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