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의 홈경기' 13일 수원은 축구도시였다

기사입력 2016-04-13 19:46



수원은 전통의 K리그 흥행 성지다.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가 열릴 때면 수원월드컵경기장은 항상 뜨겁게 달아올랐다. 해마다 발표되는 구단별 관중 집계에서 수원은 최고의 흥행 도시임을 자랑했다. 그런 수원이 올해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수원FC의 승격 때문이다. 수원FC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감격의 승격 드라마를 썼다. 기존의 수원 삼성과 '진짜 더비'의 시대를 열었다. K리그는 본격적인 연고제도가 정착된 1996년 이후 처음으로 '한 도시-두개의 클럽'을 보유하게 됐다.

13일 마침내 수원의 두 클럽이 동시에 출격했다. 수원 삼성은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포항과, 수원FC는 오후 4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울산과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6라운드를 치렀다. 수원팬들은 수원월드컵경기장행과 수원종합운동장행을 두고 행복한 고민을 해야했다. 2012년 클래식 체제로 전환한 이래 같은 리그에 속한 두 팀이 같은 도시에서 동시에 홈 경기를 치르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 전으로 올라가면 1999년 부천-대전전, 안양-전북전이 각각 목동종합운동장, 동대문운동장에서 펼쳐지며 서울에서 경기를 치른 것이 마지막이었다.

역사적인 날, 두가지 역사가 쓰여졌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는 단일 연고 700만 관중 돌파라는 신기원이 펼쳐졌다. 수원-포항전에는 1만1600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이날 경기에서 8803명 이상이 되면 단일 연고팀 최초로 700만 관중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던 수원은 K리그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21년만의 일이다. 1996년 수원을 연고로 창단한 수원 삼성은 1998, 1999, 2004, 2008년 네 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매경기 구름관중이 찾아오며 성적과 흥행 두마리 토끼를 잡은 수원은 명실상부 K리그 명문임을 재 확인시켰다. 수원은 잔칫날 아쉽게 승리에는 실패했다. 슈팅수 20대9, 점유율 55대45로 앞섰지만 결과는 1대1 무승부였다. 전반 26분 양동현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준 수원은 전반 36분 권창훈의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권창훈은 리그 3경기 연속골을 성공시켰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까지 포함하면 4경기 연속골이다.

수원종합운동장에서는 승격팀 개막 후 최다 무패행진 기록이 열렸다. 수원FC는 울산을 상대로 1대1로 비겼다. 수원FC는 오군지미가 전반 42분 김병오가 얻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앞서나갔지만 후반 25분 김승준에게 실책성 동점골을 내줬다. 개막 후 5경기에서 1승4무로 무패를 이어간 수원FC는 2014년 상주가 세운 개막 후 4경기 연속 무패행진 기록을 경신했다. 상주는 당시 개막 후 4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다. 수원FC는 예고대로 주축 선수들을 대거 교체했다. 거물 외국인선수 가빌란이 첫 선을 보였고, 오군지미도 첫 선발출전 했다. 상주전(1대1 무)에서 다소 무기력한 경기를 보인 수원FC는 달라진 경기력으로 3경기 무패행진(2승1무)의 상승세를 타던 울산을 압도했다. 하지만 한번의 실책성 플레이로 아쉽게 승리하지는 못했다.

조덕제 수원FC 감독은 "한 도시에서 두 경기한 것 큰 의미있는 날이다. 2시에 간 팬들이 수원 경기를 보고 와서 '수원FC가 어떻게 경기할까' 와서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많았다. 결국 관중은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수원 팬이 수원FC 경기도 보고, 수원FC 팬이 수원 경기를 볼 수 있다. 더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수원에는 수원월드컵경기장과 수원종합운동장(3996명)을 합쳐 1만5596명의 관중이 찾았다. 13일 K리그 수도는 수원이었다.


수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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