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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거워도 너무 헐거웠다.
김진현(29·세레소 오사카)의 모습이었다. 김진현은 1일(이하 한국시각)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레드불아레나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평가전(1대6 패)에서 선발로 나섰다. 스페인. 김진현에게는 떨치고 싶은 기억이다. 김진현은 2012년 5월 30일 스페인과의 평가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악몽이었다. 무려 4골을 헌납했다. 1대4로 무릎을 꿇었다.
4년이 지나서 다시 만난 스페인. 김진현의 악몽이 재현됐다. 오히려 4년 전보다 더 끔찍했다. 데뷔전 후 김진현은 조금씩 존재감을 키웠다. 그리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대표팀 주전 수문장으로 성장했다. 수 많은 찬사를 들었던 김진현. 그러나 한국보다 객관전력이 떨어지는 팀을 상대로 세운 반쪽 짜리 금자탑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맞았다. 스페인전을 통해 명백히 드러났다. 김진현은 스페인을 상대로 4년 전과 전혀 달라진 것 없는 움직임을 보였다. 6실점. 김진현이 90분 동안 남긴 흔적이다.
첫 번째 실점은 워낙 훌륭한 프리킥이었다. 그러나 두 번째 실점에서는 김진현의 판단이 아쉬웠다. 수비수의 패스 미스가 있었다 하더라도 충분히 수습할 수 있었다. 세 번째 실점. 이번에도 판단이 늦었다. 과감히 뛰어나갔다면 놀리토의 움직임을 차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주춤거렸다. 이후 놀리토가 수비수를 제치는 상황에서도 머뭇거렸다. 결국 가랑이 사이로 골을 헌납했다.
전반 내내 답답했던 김진현의 움직임. 후반에는 달라졌을까. 아니었다. 후반 4분 스페인 코너킥 상황에서 김진현은 어처구니 없는 공중볼 처리 실수로 모라타에게 헤딩골을 내줬다. 김진현은 비단 개인 움직임 뿐 아니라 수비 조율에서도 미숙함을 드러냈다. 스페인의 우월한 개인전력을 감안하더라도 다섯 번째 실점이 처참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스페인 공격이 진행되는 동안 김진현은 주춤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한국의 흐름이 올라오던 후반 막판. 김진현은 예외였다. 후반 44분 김진현이 공을 놓쳤다. 마치 장갑에 기름이 칠해져 있는 것 처럼…. 또 먹었다. 그리고 종료 휘슬이 울렸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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