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7월1일 금동천마상 선보인다

기사입력 2016-06-10 08:57


7월1일 선보일 금동천마상에 금박을 입히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최고 말테마파크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렛츠런파크 서울이 오는 7월 1일 방문고객들에게 '금동천마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길이 12m의 웅장한 조형물로, 순금 옷에 '행운'과 '부', '건강'이라는 세 가지 상징을 가지고 새로 태어나는 것에 걸맞게 최고의 제막식 행사를 함께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렛츠런파크 서울에는 지난 30년간 꿋꿋이 관람대 옆을 지키고 있는 조각상이 있다. 지름이 12m에 육박할 만큼 웅장하고 세 마리의 말과 세 남성, 두 여성이 실제로 하늘을 나는 듯 역동적인 자세로 취하고 있어 마치 유명벽화 '천지창조'와 같은 장관을 연상케 한다. 이런 장대함에도 불구, 이 조형물은 지난 30년간 이름을 가지지 못했다. '청동마상', '군마상' 등 사람에 따라 다르게 불리고만 있었다.

이 조형물이 처음 대중에게 선보인 것은 지난 1987년 11월이다. 인류의 큰 잔치였던 '88서울 올림픽' 승마대회가 열린 것을 기념해 특별히 제작됐으며, 최기원 전 홍익대 미술교수가 참여했다. 최기원 작가는 1935년생으로 1963년 파리비엔날레, 1969년 상파울로비엔날레에 작품을 출품한 한국의 대표 작가이다. 오랜 시간 공들여 마상을 완성했지만 정작 작품명에 대해선 정해진 게 없다보니 자연스레 외형적인 모습을 본떠 '청동마상'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이에 한국마사회는 30년 만에 청동마상의 이름을 찾아주는 것은 물론, 본래의 의미도 함께 되살리기로 결정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모든 사물은 관심을 가지고 이름을 불러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를 갖는다"며 "렛츠런파크 서울의 대표 조형물이면서 이름도, 이야기도 없던 이 조형물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후 약 한 달간 내부공모가 진행됐고, 그 결과 무명(無名)의 조형물은 '금동천마상'이란 새로운 이름을 가지게 됐다. 국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처럼 동에 금박을 입힌 재질의 특성과 구름을 밟고 비상하는 말의 형태적 의미를 결합한 이름이다.

이름을 찾은 다음에는 조형물을 새롭게 단장했다. 원래는 청색이었던 동상이지만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전신에 붉은색을 드리우고 있었다. 30년이란 오랜 시간동안 비바람과 조류의 분비물, 자연적 부식 등을 겪으며 변색되고 벗겨진 탓이다. 이에 한국마사회는 거대한 조형물 원형의 아름다움을 되찾고자 전신에 금박을 입히기로 결정했다. 경제적인 면도 함께 고려됐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2~3년마다 청동 전용 페인팅 작업을 할 경우 비용은 적을지 몰라도 작업주기가 짧다는 단점이 있다"며 "대신 금을 입힐 경우 초기 비용은 많이 들지만 내구성이 좋아 10년이 지나도 끄떡없다. 결국, 장기적으로 봤을 때 비용차이는 없다"라고 했다. 또한 "금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전통적으로 금은 건강과 부, 행운 등을 의미하며, 변하지 않는 태양의 색으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귀하게 여겨져 왔다. 이에 한국마사회는 '금동천마상' 세 마리의 말에 각각 '건강', '행운', '부'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이를 통해 명실공히 지역 최고의 랜드마크로 각인시키겠다는 의도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렛츠런파크 서울 인근에는 마땅히 지역을 대표할만한 랜드마크가 없는 게 사실"이라며 "세 가지 의미를 가지고 새로 태어난 12m 크기의 웅장한 '금동천마상'이 지역을 넘어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국보급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국보급 랜드마크'라는 포부에 걸맞게, '금동천마상'은 변신과정에 많은 땀과 노력이 들어갔다. 며칠에 걸쳐 오랜 세월의 때와 페인트를 벗겨냈으며 공예품을 수천 년간 보존시킨다는 옻나무 액을 무려 일곱 번이나 칠했다. 한번 칠할 때마다 열처리도 함께 해야 되는 만큼 장인들의 얼굴에는 땀이 마를 날이 없었다. 이상의 과정을 거쳐 손바닥 크기의 얇은 금박이 한 장, 한 장이 12m 조형물에 붙여지고 나서야 금동천마상은 비로소 그 자태를 드러낼 수 있었다.

자유의 여신상, 에펠탑 등 각국의 랜드마크가 그려진 외벽으로 둘러싸여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는 금박작업은 이달 말에야 끝날 예정이다. 현재 작업을 총괄 진행하고 있는 오세종 원장은 "우리나라 어디를 둘러봐도 노천(露天)에 순금으로 된 조형물이 설치돼 있는 곳은 발견하기 힘들다"라며 "제의를 받자마자 '바로 이거다'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또한 "지금까지 쌓아온 나의 기술력을 증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란 생각이 들었다"며 "한 여름 고온에도 끄떡없이, 언제나 빛을 발할 수 있는 금동천마상을 제작하는 게 목표다. 장인으로서 상당히 의미 있는 도전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오 원장은 현재 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 재정이사를 역임중이다.

오랜 시간동안 베일에 싸여져있던 '금동천마상'이 일반인들에게 대대적으로 공개되는 건 오는 7월 1일이다. 이날에 맞춰 한국마사회는 이색적인 제막행사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플라잉쇼(Flying Show), 미디어 퍼포먼스 등 오프닝 행사는 물론, 컬투가 진행하는 공개방송과 인기 가수들의 흥겨운 무대도 함께 펼쳐질 계획이다.

허태윤 마케팅본부장은 "렛츠런파크 서울의 30년 역사와 함께한 금동천마상이 행운, 부, 건강의 기운을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상징물로 새롭게 태어나는 무대인만큼 제막식에도 많은 의미를 담을 것"이라며 "많은 고객들이 함께 모여 축하하는 자리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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