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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가 한 때 지구촌의 뜨거운 화두였던 적이 있다.
범위를 좁혀 스포츠에 적용해도 이같은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돈을 쫓는 프로 스포츠는 '세계화' 흐름을 타고 전 지구적 확산을 끊임 없이 시도하고 있다. 축구의 EPL이 대표적이다. 확장의 한계성은 있지만 미국의 메이저리그도 마찬가지다. 이미 최고의 축구 스타는 축구를 좋아하는 어느 나라를 가든 큰 인기를 누린다. 축구나 야구에서 상대적으로 몸값이 싼 후진국 선수보다 더 많은 돈을 주고 한국 선수를 영입하는 이유는 실력만이 전부는 아니다. 선수 배후의 한국 시장도 당연한 고려사항이다. 이미 박지성과 박찬호 영입을 통해 유럽축구와 메이저리그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끌기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한국이나 일본 등 선수 영입에 큰 돈을 써도 충분히 그 돈을 회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섰을 때 그들은 지갑을 연다.
결국 소위 프리미어 구단들의 관심은 시장확대를 통한 더 큰 돈벌이에 있다. 논란의 중심인 EPL 구단들의 해외 원정 연습경기도 마찬가지다. 올해도 프리미어리그 20개 구단은 프리시즌 기간에 총 17만2413마일(27만7472㎞)을 이동하며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지구 7바퀴를 도는 어마어마한 거리다.
무리한 일정을 감수하면서까지 전 지구를 돌며 돈벌이에 나서는 축구 '세계화' 흐름에 대한 반작용도 만만치 않다. 지난 2008년 EPL클럽들은 아시아 등에서의 해외 공식경기를 추진했지만 거센 반대의 목소리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돈벌이를 위한) 책임감 잃은 행동"이라며 영국의 월드컵 개최에 불리한 요소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다. 타 대륙 축구연맹들도 한 목소리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재도 EPL 구단의 해외 연습경기에 대한 부정적 목소리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다. 미국 USA투데이 칼럼니스트 마틴 로저스는 "각 클럽이 정예멤버를 출전시키는 것도 아닌데다 최선을 다하지 않아 갈수록 수준이 높아지는 미국 축구팬들에게 실망만 남길 수 있다"고 일갈했다.
축구 세계화의 명분 하에 돈이 되는 시장 확대를 노리는 EPL 구단들이 갈수록 커져가는 반작용 속에 어떤 민낯을 드러낼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