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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를 테스트 할 수 있는 친선경기가 아니었다. 지면 바로 러시아행 적신호가 켜지는 중국전, 그것도 경기 외적인 문제까지 겹친 원정경기였다. 과연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왜 허용준을 뽑았을까.
이 선택은 결국 독이 됐다. 슈틸리케호는 전문 윙어 없이 중국을 맞섰다. 중앙에 밀집된 수비를 뚫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측면 돌파다. 게다가 한국은 김신욱(전북)이라는 확실한 타깃맨을 갖고 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끝내 반쪽짜리 공격진으로 중국을 상대했다. 남태희(레퀴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측면에서 반감된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김진수(전북)가 왼쪽에서 고군분투했지만 도와줄 선수가 없었다. 후반 교체 카드를 꺼내려 해도 비슷한 선수들만 있었다. 크로스 없는 김신욱은 위력이 없었다.
단순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선수들을 뽑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들었다. 염기훈의 크로스는 알고도 당할 정도로 정확하다. 아니면 안현범처럼 '치달(치고 달리기)'라도 할 수 있는 선수가 있었다면 양상이 달라질 수도 있었다. 허용준의 능력이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래도 교체투입된 허용준은 주눅들지 않고 뛰었다. 문제는 그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선수가 있었다는 점다. 후반 허용준이 교체투입됐을 당시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은 어땠을까. 정말 경기를 바꿔줄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을까. 데뷔전 데뷔골을 넣은 이정협을 기대한걸까. 그 이정협의 데뷔전조차 결과가 중요하지 않은 평가전이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