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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전]슈틸리케는 왜 허용준을 뽑았을까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03-23 22:58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선수를 테스트 할 수 있는 친선경기가 아니었다. 지면 바로 러시아행 적신호가 켜지는 중국전, 그것도 경기 외적인 문제까지 겹친 원정경기였다. 과연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왜 허용준을 뽑았을까.

슈틸리케 감독이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한국은 23일(한국시각) 중국 창사 허룽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에서 0대1로 졌다. 전반에 내준 실점을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이로써 한국은 2010년 2월 10일 중국전(동아시아선수권대회) 0대3 패배 이후 약 7년 만에 A매치에서 중국에 무릎을 꿇었다. 중국 원정에서 당한 첫 패배였다. 한국은 이번 패배로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행이 험난해졌다. 3승1무2패(승점 10).

선발 명단부터 꼬였다.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박주호(도르트문트)를 제외한 선택은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이들의 경험이 아쉽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어쨌든 소속팀 경기에서 나서지 못하는 선수는 뽑지 않겠다고 했다.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였다. 놀랍게도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은 경험이 전무한 허용준(전남)이었다. 반면 K리그에서 펄펄 나는 염기훈(수원) 이근호(강원) 안현범(제주) 등은 제외됐다.

이 선택은 결국 독이 됐다. 슈틸리케호는 전문 윙어 없이 중국을 맞섰다. 중앙에 밀집된 수비를 뚫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측면 돌파다. 게다가 한국은 김신욱(전북)이라는 확실한 타깃맨을 갖고 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끝내 반쪽짜리 공격진으로 중국을 상대했다. 남태희(레퀴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측면에서 반감된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김진수(전북)가 왼쪽에서 고군분투했지만 도와줄 선수가 없었다. 후반 교체 카드를 꺼내려 해도 비슷한 선수들만 있었다. 크로스 없는 김신욱은 위력이 없었다.

단순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선수들을 뽑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들었다. 염기훈의 크로스는 알고도 당할 정도로 정확하다. 아니면 안현범처럼 '치달(치고 달리기)'라도 할 수 있는 선수가 있었다면 양상이 달라질 수도 있었다. 허용준의 능력이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래도 교체투입된 허용준은 주눅들지 않고 뛰었다. 문제는 그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선수가 있었다는 점다. 후반 허용준이 교체투입됐을 당시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은 어땠을까. 정말 경기를 바꿔줄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을까. 데뷔전 데뷔골을 넣은 이정협을 기대한걸까. 그 이정협의 데뷔전조차 결과가 중요하지 않은 평가전이었다.

과연 슈틸리케 감독은 왜 허용준을 뽑았을까. 이래저래 이해가 되지 않는 선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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