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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A대표팀 사령탑 울리 슈틸리케 감독(63)을 두고 말이 많다. 여론은 '그를 당장 경질하라'는 쪽이다. A대표팀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경기에서 3승1무2패(승점 10)로 A조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 이란(승점 14)과는 제법 차이가 있고,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9)과 4위 시리아(승점 8)는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지도력, 용병술 등이 비난의 도마에서 갈기갈기 찢기고 있다.
위기의 슈틸리케 감독에게 가장 절실한 건 승리다. 이겨서 조 1~2위가 되어야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조 3위가 되면 두 단계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B조 3위와 싸워 이겨야 하고, 그 다음 북중미카리브해 4위와 대결해야 한다.
한국이 최종예선에서 탈락할 경우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대한축구협회은 슈틸리케와 재계약할 명분이 없고, 다음 카타르월드컵을 위한 다음 사령탑을 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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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슈틸리케 감독에게 변화무쌍한 전술을 주문한다. A대표팀은 어떤 상대를 만나도 늘 하던대로 똑같이 해왔다. 전술이 새롭지 않다.
태극전사 자원이 풍부하지 않다. 유럽 빅리그를 주름잡는 톱클래스 선수도 없다. 최고가 손흥민(토트넘) 정도다. 답답한 경기 상황을 순간적으로 변화시켜줄 확실한 해결사가 없다. 이란전(0대1 패, 2016년 10월11일), 중국전(0대1 패, 2017년 3월 23일)에서 드러났다. 그렇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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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응변
2002년 한-일월드컵 영웅 거스 히딩크 감독의 성공 비결 중 하나가 '임기응변'이다. 그는 선수, 언론, 팬들과의 관계에서 뛰어난 순발력을 보여주었다.
반면 슈틸리케 감독은 '원칙주의자'라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코치를 여럿 두지도 않는다. 직접 지도하는 걸 원한다. 기준은 모호하지만 그만의 선수를 평가하는 기준도 있다. 따라서 고집스럽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지금은 위기 상황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기존 방식이 통하지 않을 경우 한국 축구는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강건너 불구경'만 할 수도 있다. 선수를 바꿀 수 없다면 결국 사령탑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슈틸리케 감독이 스스로 변신하지 못할 경우 축구협회가 할 수 있는 선택지는 몇개 없다.
▶쓴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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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들 보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 정도가 슈틸리케 감독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용수 위원장도 감독의 권한을 침범하는 걸 원치않는다. 이 위원장의 성품이 매우 신중하고 남을 배려하는 스타일이다. 뒤에서 감독을 도울 수는 있지만 자극하기는 어렵다.
▶신뢰
지금 슈틸리케 감독은 과거 '갓틸리케'로 불렸던 때와는 완전히 다른 상황에 처했다. 중국전 패배 이후 그를 향한 축구팬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팬들의 쓴소리는 승리하고 경기력이 살아나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수 있다.
그러나 회복이 필요한 건 신뢰다. 여론은 슈틸리케 감독의 능력을 의심하는 쪽이다. 더이상 슈틸리케 감독에게 A대표팀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이 간 신뢰를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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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