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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 "권순태 이마선방, 운이 아닌 투혼이었다"

기사입력 2017-03-29 09:25



시리아전 무실점 승리 뒤에는 '베테랑 골키퍼' 권순태의 몸사리지 않는 '슈퍼세이브'가 있었다. 승리 직후 권순태의 '이마 선방'이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후반 25분, 시리아 공격수 알 카팁 피라스와 1대1로 맞선 상황, 강력한 슈팅이 권순태의 이마를 막고 튕겨나왔다. 최대의 위기를 막아선 아찔한 장면이었다. "막은 게 아니라 맞은 것"이라는 우스개도 나왔다. 경기 후 '레전드 골키퍼' 김병지는 자신의 SNS를 통해 상황을 이렇게 정리해줬다. '오늘 권순태 선수가 머리로 막은 세이브 정의, 공이 와서 머리에 맞은 게 아니라 머리쪽으로 강하게 온 공을 피하지 않고 머리로 막은 세이브. 운이 아닌 투혼의 선방입니다.'

1984년생 권순태는 2006년 이후 K리그 '1강' 전북의 뒷문을 11년간 지킨 베테랑 골키퍼다. 그러나 김승규, 정성룡, 김진현 등 걸출한 후배들에게 밀려 서른살이 넘도록 태극마크와는 큰 인연이 없었다. 2015년 9월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라오스전(8대0 승)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11월 라오스 원정에서도 5대0 승리를 지켰다. 2016년 11월 캐나다와의 친선전(2대0 승)에 출전한지 4개월만에 골키퍼 장갑을 꼈다.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중국과의 1차전엔 정성룡이 나섰었다. 2~5차전은 모두 김승규가 선발로 나섰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종예선의 분수령, 6차전 중국전에 권순태를 선택했다. 시즌 직전 J리그 가시마 앤틀러스로 이적해 4경기에서 선발로 활약한 권순태의 경기력과 판단력을 신뢰했다. 중국전, 세트피스에서 아쉽게 1골을 허용했지만 이후 수많은 위기를 막아냈다. 28일 슈틸리케호의 명운이 걸린 시리아와의 최종예선 7차전, 권순태는 2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다. 무실점 승리를 지켰다. A매치 5경기 중 4경기에서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2006년 전북에서 데뷔한 후 11년간 전북의 뒷문을 지켜낸 베테랑 골키퍼는 A매치에서도 투지가 넘쳤다. 펀칭 타이밍, 순간 판단력이 빛났다. 특히 후반 25분, 시리아의 파상공세를 막아낸 선방은 인상적이었다. 시리아 대표 공격수 알 카팁 피라스가 문전에서 날린 강력한 왼발 슈팅을 이마로 막아냈다. 얼굴 정면으로 날아든 강슛을 피하지 않고 온몸으로 받아낸 건 김병지의 말대로 '투혼'이었다. 조금이라도 피하거나 흔들렸다면 실점할 수 있는 최악의 위기에 온몸으로 맞섰다. 공으로 이마를 강타당한 후에도 지체없이 벌떡 일어났다. 또 한번의 슈팅을 가슴으로 받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경기후 인터뷰에서 권순태는 "피하긴 싫었다. 다행히 상대 슈팅이 정면으로 날아왔다. 손이 안되면 얼굴로라도 막으려고 했다"고 했다. "골을 먹으면 끝나는 거였다. 골키퍼는 뭐가 됐든 막으면 된다. '맞은 것도 막은 거'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순태를 유독 아끼는 '선배 골키퍼' 김병지는 경기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썼다. '오늘 권순태 선수가 머리로 막은 세이브 정의, 공이 와서 머리에 맞은 게 아니라 머리쪽으로 강하게 온 공을 피하지 않고 머리로 막은 세이브. 운이 아닌 투혼의 선방입니다.'

1-0으로 앞서던 후반 인저리타임 권순태는 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시간을 끌다 경고를 받았다. 이겨야 사는 경기, 승점 3점을 지키기 위한 의도적 경기 지연이었다. "시리아에게 미안하다. 팬들이 안 좋게 볼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렇지만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했다. 내 판단으로 경고를 감수했다. 전북 때부터 시간 끄는 행동을 좋아하지 않지만 오늘만큼은 승리가 절실했다"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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