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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4월초 기술위원회(위원장 이용수)를 통해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거취를 논의하기로 했다.
최악의 경우인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는 축구협회에 모든 면에서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축구협회는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그 첫걸음이 기술위원회인 셈이다.
고민의 정도는 깊겠지만 선택은 두 가지 중 하나다.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하거나 아니면 유임이다.
여론의 힘이 실리는 경질을 선택할 경우 '포스트 슈틸리케'를 리크루트하는 시점을 고려할 때 카타르전 전이 더 낫다. 카타르전 결과에 따라 한국과 우즈벡의 순위(2~3위)가 유지될 수도 또 바뀔 수도 있다. 만약 3위가 될 경우 슈틸리케를 대신할 감독직에 너무 큰 부담이 돌아간다. 2위 보다는 3위일 때 감독을 하고 싶어할 후보자도 더 적을 것이다. 또 3위가 된 팀을 본선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할 경우 리스크에 따른 보상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사령탑과 접촉할 경우 연봉이 치솟을 수 있다.
축구협회의 고민 중에는 경질을 결정하더라도 후임자로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도 있다. 또 주장 기성용이 시리아전을 마치고 "A대표팀의 부진은 감독의 문제가 아닌 선수들에게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지금 상황에선 어떤 감독이 오더라도 쉽지 않다는 식의 얘기도 했다. 기성용의 작심 발언은 감독의 거취를 결정하는데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슈틸리케 감독을 더이상 비난하지 말라는 방패막이 된 셈이다.
협회가 대안 부재 등을 이유로 슈틸리케의 유임을 결정한다면 그 또한 빠른 결정이 낫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주 국내 언론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언론과 팬들의 지적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한다. 협회가 슈틸리케 감독에게 계속 지휘봉을 맡기기로 한다면 신뢰한다는 걸 발표하는 모양새를 취해야 한다. 그냥 넘어간다면 최종예선전이 끝날 때까지 불신의 불씨는 계속 피어오를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