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와 같이 힘찬 격려와 환한 분위기를 느끼긴 어려웠다. 그만큼 한국 축구의 경기력에 대한 실망감이 컸던 여파가 고스란히 A대표팀의 귀국 현장에 전해졌다.
먼저 협회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해단식 규모를 보면 어느 정도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 과거 이 정도의 대기록이었다면 대한축구협회는 대대적인 행사로 선수들을 격려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행사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다만 1986년 멕시코월드컵 김정남 감독,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이회택 감독, 1994년 미국월드컵 김 호 감독, 1998년 프랑스월드컵 차범근 감독, 2010년 남아공월드컵 허정무 감독 등 역대 월드컵대표팀 사령탑들이 본선행의 목표를 이룬 후배들을 격려하러 나온 장면이 눈에 띄었다.
협회 관계자는 "사실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취소까지 고려했다. 그래도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의 의미는 살려야 할 것 같아 조촐하게 행사를 마련했다"고 귀뜸했다.
선수단에서도 경기력 부재를 실감하고 있었다. 협회 기술위원장직을 맡고 절체절명의 월드컵 최종예선 2연전을 치른 김호곤 부회장은 "이번 월드컵 예선을 치르면서 많이 부족함을 보였다"고 밝혔다.
신태용 A대표팀 감독도 "팬들에게 질타받을 문제점이 있었다. 다만 목표는 본선 진출이었다. 앞으로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일 수 있는 모습으로 경기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월드컵은 채 1년도 남지 않았다. 신태용호는 9개월 안에 팬들의 싸늘한 반응을 환희로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천공항=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