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스 히딩크 감독이 14일(한국시각)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침내 직접 속내를 밝혔다.
|
정확한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히딩크 감독의 영상이 필요했다. 네덜란드 현지 매체 'VoetbalTimes'에서 올린 영상을 직접 듣고 '팩트체크' 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다. 한국 기사와 가장 다른 부분이기도 하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대표팀 감독을 맡을 용의'를 묻는 질문에 영어로 이렇게 답했다. "Not specific as you were mentioning as a technical director or manager or whatsoever, it is more in advising." 해석해보면 "당신들이 이야기한 테크니컬 디렉터(기술위원장), 감독, 뭐 다른 자리 등등, 그런 것보다는 조언을 해주는 자리에 가깝다"가 된다. "어떤 자리든 맡겠다" "무엇이든 하겠다"는 식의 적극적 의지보다는 한국축구를 사랑하고,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는 감독으로서 조언하고 돕겠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로 해석된다. 위기의 한국축구에 도움이 되는 '조언자'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다. 정확한 해석이 필요한 부분이다.
|
만약 당시 히딩크 '측'이 대표팀 '감독'이 아닌 '조언자'로의 역할을 강조했더라면 큰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이미 협회는 "기술위원회 및 신태용 감독과 협의해 히딩크 감독에게 조언을 구할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히딩크 감독의 풍부한 경험은 분명 대표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서 감정 싸움, 진실 공방으로 변질되고 있다. 그래서 이번 논란이 더 안타깝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