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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게 미안하지만 확고한 주전의 개념은 없습니다."
이 감독이 이끄는 인천은 20일 광양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전남과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대0으로 비겼다.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인천의 경기력이 좋았다.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큰 시점이다. 그런데 인천 선수들은 들짐승처럼 그라운드를 내달렸다. 경기 초반부터 전남을 빠르고 강한 전방 압박으로 몰아세웠다. 전남은 인천의 거센 도전에 쉽사리 치고 나오지 못했다.
달라진 인천. 비결은 '무한 내부경쟁'에 있었다. 이 감독은 "항상 그 날 그 날 가장 폼 좋은 선수들 쓰는 게 철칙"이라며 "그건 선수들과의 약속이기도 하다. 나는 그 원칙을 지키고 선수들은 그 원칙에 따라 항상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피땀 흘린다"고 했다.
이런 이유에서 이 감독은 한 동안 기용하지 않았던 부노자, 문선민을 출전시키고 있다. 이 감독은 "부노자는 기량에 있어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팀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함께 맞춰가는 상황이 됐고 전력에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문선민에 대해선 "문선민이 리그 초반에는 잘 해주다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 과감히 제외를 했었다"며 "시간이 가면서 다시 좋은 모습을 올라왔고 팀에 도움이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확고한 주전은 없다는 이 감독. 심지어 골키퍼까지 무한 경쟁을 시키고 있다. 수비수와의 호흡, 안정성이 중요한 골키퍼는 포지션 특성상 로테이션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이 감독은 정 산과 이진형을 적절히 돌려 쓰고 있다.
리그 초반과 7월엔 정 산이 골문을 지켰지만, 9월 들어 이진형이 골키퍼 장갑을 끼고 있다. 이 감독은 "정 산에게는 미안하지만 최근에 이진형이 워낙 잘 해주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정 산이 부족한 골키퍼는 절대 아니다"라며 "이런 내부 경쟁을 통해 선수들의 컨디션과 기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광양=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