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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매치]적으로 만난 '황새'와 데얀, 서로 웃지만 속마음은 다르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8-04-05 14:19


오는 8일 수원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시즌 첫 슈퍼매치를 앞두고 기자회견이 열렸다. 서울 황선홍 감독과 수원 데얀이 5일 광화문 축구회관에서 열린 슈퍼매치 미디어데이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서울의 상징과도 같았던 데얀이 이번 시즌 수원의 푸른 유니폼을 입은 후 처음으로 친정팀 서울과 맞붙는다. 축구회관=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4.05/

오는 8일 수원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시즌 첫 슈퍼매치를 앞두고 기자회견이 열렸다. 서울 황선홍 감독과 수원 서정원 감독이 5일 광화문 축구회관에서 열린 슈퍼매치 미디어데이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서울의 상징과도 같았던 데얀이 이번 시즌 수원의 푸른 유니폼을 입은 후 처음으로 친정팀 서울과 맞붙는다.축구회관=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4.05/

"올해는 바꿔보자는게 우리 생각이다."(수원 서정원 감독) VS "데얀과의 싸움은 아니다."(서울 황선홍 감독)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첫 '슈퍼매치'가 8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서 벌어진다. 두 팀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1부) 5라운드 맞대결이다.

두 팀 다 최근 상황이 딱히 좋지 않다. 위기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를 만났다. 홈팀 수원 삼성은 정규리그에서 2승1무1패(승점 7)로 선방해 왔다. 그런데 지난 3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시드니FC와의 홈 경기서 1대4 대패를 당했다. 하필 라이벌 FC서울전을 앞두고 4실점해 팀 분위기가 좋을 수 없다.

FC서울의 정규리그 페이스는 더 나쁘다. 4경기서 2무2패. 아직 마수걸이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3득점 5실점으로 공수 밸런스도 좋지 않다. 일부 FC서울 팬들은 황선홍 감독과 구단을 향해 야유와 쓴소리를 시작했다. 서울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이번 슈퍼매치 결과가 매우 중요하다.

수원 삼성과 FC서울이 슈퍼매치를 앞두고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미디어데이를 가졌다. 수원 삼성에선 서정원 감독과 이적생(FC서울→수원 삼성) 공격수 데얀이, 서울에선 황선홍 감독과 미드필더 신진호가 참석했다.

서정원 감독은 "올해는 기대가 많이 된다. 작년에 슈퍼매치에서 아픔이 있었다. 올해는 완전히 바꿔보자는 게 선수단의 생각이다"면서 "(그동안 서울 상대 성적은)치욕적이었다. 이번 경기는 간절함의 싸움이 될 것이다. 우리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쓰러지더라도 간절하게 임할 것이다"고 말했다. 서정원 감독은 수원 삼성 사령탑 부임 이후 서울 상대로 지난해까지 정규리그서 3승6무10패로 부진했다. 특히 황선홍 감독 상대로는 5전 무승(2무3패)으로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단 한 번도 이겨지 못했다.

2017년 두 팀은 4차례 맞대결했다. 결과는 서울이 2승2무로 절대 우세했다. 서울은 안방에서 2무했고, 원정에서 둘다 1골차 승리했다. 윤일록과 곽광선의 자책골로 서울이 승리했다. 윤일록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일본 J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로 이적했다.

특히 이번 슈퍼매치에선 서울에서 수원 삼성으로 이적한 골잡이 데얀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에서 8시즌을 뛴 데얀은 지난 겨울, 서울과 재계약하지 않았고, 라이벌팀 수원 삼성과 계약했다. 서울은 연봉 부담이 컸던 데얀과 재계약 대신 팀 리빌딩을 선택했다. 서울의 붉은 유니폼 대신 수원의 푸른 새 유니폼으로 바꿔 입은 데얀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1골, 아시아챔피언스리그 5골 총 6골을 기록 중이다.


황선홍 감독과 서울 선수들은 정들었던 데얀과 '적'으로 첫 대결을 펼친다. 황 감독은 "데얀이 서정원 감독 옆에 앉아 좀 낯설다. 그렇지만 축구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데얀 개인과의 싸움이 아니고 팀과 팀의 싸움이다. 팀으로 싸워 승리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데얀에 대한 부담이 없는 건 아니다. 내 욕심은 데얀이 골을 못 넣고 우리가 이기는 것이다"고 말했다. 황 감독과 서울 구단 입장에선 데얀이 득점하고 서울이 질 경우가 최악의 시나리오다.

베테랑 데얀은 차분하고 프로 선수답게 친정팀 서울을 상대하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내가 수원 삼성으로 이적한 건 K리그에 좋은 스토리라고 본다. 나는 골을 넣어 우리 팀 승리에 기여하려고 한다"면서 "하지만 FC서울팬들을 존경하기 때문에 골을 기록하더라도 세리머니는 없다. 많은 분들이 경기장을 찾아 축구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팀은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 서정원 감독은 "서울은 중원이 두텁다. 최근 포백 수비에 약점이 많은 것 같다. 그 부분을 공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은 "우리는 어느 때보다 승리가 간절한 상황이다. 그동안 상대전적이 모든 걸 말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최근 우리 팬들의 실망이 큰 상황인데 이번 경기로 기쁨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는 수원 삼성의 전술에 대해선 "수원은 3-5-2 포메이션을 많이 쓴다. 수원은 역습에 약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슈퍼매치는 단판승부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집중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두 사령탑은 이번 슈퍼매치서 무승부 보다 승부를 가르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황 감독은 "무승부는 의미가 없다. 빨리 선제골이 들어가서 화끈하게 붙었으면 좋겠다. 수원이 빨리 포백을 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축구회관=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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