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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주환의 니즈니 리포트]한국 첫 경기 하기도 전 '경우의 수', 독일 충격패가 몰고온 F조 16강 대혼전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8-06-19 05:20


2018 러시아월드컵 축구대표팀이 13일 오후(한국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훈련장에서 첫 훈련을 했다. 신태용 감독이 훈련을 마친 선수들을 격려한 후 걸어나오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2018.06.13/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이 4일(한국시각) 오스트리아 레오강 스타인베르그 스타디온에서 첫 훈련을 했다. 신태용 감독. 레오강(오스트리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2018.06.04/

한국 축구는 아직 세계적인 수준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4년 마다 꾸준히 월드컵 본선에 나가 세계적인 강호들과 대결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 늘 '경우의 수'를 따지게 됩니다. 일부 축구팬들은 이번 신태용호가 3패 할 게 뻔한데 뭐 하러 경우의 수를 따지냐고 냉소 섞인 얘기까지 합니다. 그렇지만 태극전사들은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싸우고 있습니다.

신태용호의 16강 경우의 수 계산이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약체로 꼽힙니다. 우리 대표팀(FIFA랭킹 57위)은 조별리그에서 스웨덴(24위) 멕시코(15위) 독일(1위)과 차례로 운명의 승부를 펼칩니다. 당초 디펜딩 챔피언이자 우승 후보 중 하나인 독일이 나머지 두 팀을 다 잡아주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베스트 시나리오였습니다. 그런데 독일이 첫 판부터 멕시코를 제압하지 못했습니다. 독일은 18일(한국시각)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첫 경기서 멕시코에 0대1로 패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지요. 독일은 승점 0점, 멕시코는 승점 3점인데요.

이건 한국이 그렸던 베스트 시나리오가 아닙니다. 독일의 멕시코전 패배로 한국은 16강으로 가는 길이 더 험난해졌습니다. 독일이 3승으로 압도적으로 조 1위를 차지하고, 2위를 놓고 경쟁하는 것이 우리에겐 좋습니다. 8년 전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가 우리와 같은 조에서 3승을 거둔 것과 같은 상황을 생각하면 됩니다. 당시 허정무호는 1승1무1패로 조 2위로 첫 원정 월드컵 16강에 올랐지요. 그러나 2006년 독일월드컵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네덜란드 출신)이 이끈 한국은 2010년과 같은 1승1무1패를 거두고도 조 3위로 아쉽게 탈락했습니다. 당시 우승후보로 꼽힌 프랑스가 1승2무(조 2위)로 대회 초반 부진하면서 한국에 운이 따르지 않았습니다. 당시 스위스가 2승1무(조 1위)로 16강에 올랐습니다.

한국은 스웨덴전에 이어 2차전에서 멕시코와 만납니다. 멕시코는 독일전에서 확인한 것 처럼 선수들의 개인기가 좋고 역습이 매우 날카롭습니다. 한국 입장에선 스웨덴 보다 제압하기 더 힘든 상대가 멕시코입니다. 독일의 2차전 상대는 스웨덴입니다. 독일도 1차전에서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했기 때문에 급해졌습니다. 무조건 승리해야 16강으로 갈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됩니다. 또 독일은 1차전 패배로 한국과의 3차전도 베스트 멤버로 무조건 승리하려 할 겁니다. 한국-독일전까지 봐야 F조 16강팀이 완전히 가려질 공산이 큽니다. 우리 태극전사들이 마지막 경기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의 베스트 멤버를 상대로 승리까지 해야 16강 가능성이 생기는 경우의 수도 만들어질 수 있는거죠. 골득실차까지 따지게 되면 더욱 복잡해지겠지요. 신태용 감독이 생각한 16강 시나리오가 예기치 않은 변수를 만났습니다.

독일이 멕시코에 지면서 F조의 16강은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안개정국이 돼 가고 있습니다. 언제쯤이면 우리 축구는 경우의 수 따지지 않고 편안하게 월드컵을 즐길 수 있을까요. 니즈니 노브고로드(러시아)=스포츠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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