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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좀처럼 안우는데, 징계 받은 날 숙소에서 있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김 감독은 1패 이상의 충격파를 입었다. 김 감독은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특히 VAR로 확인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일은 다음 날 터졌다. '김 감독이 심판실에 난입해 욕설을 퍼부엇다'는 기사가 나왔다. 취재 결과, 난입이 아니었다. 프로축구연맹도 인정한 사실이다. 심판실에 들어갔지만, 당시 경기장에 있던 조영증 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장을 만나 이에 대한 설명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미 심판에 거칠게 항의하는, 심판실에 막 들어가는 구시대적 인물이 돼 버렸다. 징계도 불가피해졌다.
여파는 조호르전까지 미쳤다. 백전노장 김 감독이지만, 첫번째 ACL 원정이라는 부담감에 징계에 대한 걱정까지 이중고를 겪었다. 구단 직원들이 걱정할 정도였다. 여기에 쿠니모토와 조던 머치를 중심으로 한 빌드업 축구를 조호르전 해법으로 삼았지만, 쿠니모토의 결장으로 원했던 축구도 펼치지 못했다. 경남은 골대만 3번을 맞는 행운 속에 가까스로 1대1로 비겼다.
결국 김 감독은 3경기 출전 정지와 제재금 1000만원 부과 처분을 받았다. 사실상 중징계였다. 문제가 된 심판의 징계는 없었다. 김 감독은 경남으로 돌아온 뒤, 한동안 충격에 빠졌다. 징계 때문이 아니었다. 김 감독은 "징계는 달게 받겠다. 내 행동이 세련되지 못했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충격이 컸던 것은 생각보다 높은 징계를 받으며 자신의 행동이 보도에 나온데로, 그렇게 대중에 낙인이 찍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 십몇년간 숨가쁘게 살아왔다. 스카우트 파동에서 받은 아픔을 지우기 위해, '지도자로 성공하겠다'는 일념하나로 버텼다. 세상의 아픔을 겪은 그는, 외롭게 싸움을 이어나갔다. 특히 불합리한 상황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목소리를 높였고, 선수들을 대신해 싸웠다. 지난 시즌 준우승은 그 노력의 결실이었다. 아픔을 서서히 치유하던 김 감독은 누군가가 '만든' 오해 때문에 또 다시 상처를 받는 기분이었다. 오랜만에 눈물이 흐른 것도 그 때문이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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