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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최용수 FC서울 감독의 스타일이 바뀌었다.
이날 선발로 나선 신재원은 고려대를 거쳐 올 시즌 프로에 입문한 신인 중에서도 신인이다. 경남전은 데뷔전이었다. 하지만 그는 후반 17분 교체될 때까지 60분 넘게 출전 시간을 부여받았다. 프로 2년 차 조영욱은 '베테랑' 박주영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조영욱은 이날 결승골을 꽂아 넣으며 팀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최 감독이 어린 선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은 단지 경남전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상주전이다. 군 팀 상주와의 대결은 U-22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최 감독은 프로 3년 차 윤종규(21)를 선발로 투입했다. 당시 최 감독은 "어린 선수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 가지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서울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서울은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하지만 올 시즌 원하는 수준의 선수 수급은 이뤄지지 않았다. 등록선수 41명 가운데 U-22 선수만 13명이다. 더 이상 올스타급 화려한 선수로 선발 명단을 꾸릴 수 없는 현실. 어린 선수들 성장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하지만 최 감독이 어린 선수를 기용하는 것은 단순히 눈앞의 현실만 반영한 결과는 아니다. 조금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셈이다. 최 감독은 서울의 지휘봉을 다시 잡으며 "서울에서 감독 생활을 할 때를 돌아봤다. 아쉬운 점이 있었다. 신인을 제대로 키우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선수들을 잘 육성해야 한다"며 "사실 이전의 나였다면 어린 선수들을 기용하는데 주저했을 것이다. 하지만 베테랑들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어린 선수들이 균형을 맞춰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위험이 따른다. 바로 경험부족. 최 감독은 "내 스스로 불안감과 기대감을 갖고 경기에 나선다. 하지만 어린 친구들도 발전해야 한다.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스타일에 변화를 준 최 감독.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개막 6경기에서 4승1무1패를 기록하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과연 '바뀐' 최 감독과 서울이 어떤 결과를 낼지 지켜볼 일이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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