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K리그 후안무치에 분노, 유벤투스의 자화자찬·적반하장 해명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19-08-01 18:09


2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가 열렸다. 선발 출전하지 못한 호날두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고 있다. 상암=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7.26/

◇유벤투스 안드레아 아그넬리 회장. 로이터 연합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다시 한번 유벤투스측에 책임 있는 사과를 촉구했다. 지난달 31일 유벤투스로부터 항의 서한 답신을 받은 연맹은 "일이 벌어진 사정에 대한 일언반구 설명도 없고, 사과 한마디 포함되지 않았다. 유벤투스의 이러한 후안무치함에 대하여 매우 큰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1일 밝혔다.

연맹은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와 팀 K리그 간 친선경기에서 호날두가 결장하는 등 계약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데 대해 항의하는 공문을 29일 유벤투스에 보내면서 "성의 있는 답변을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변명만 가득한 답변'이 돌아왔다.

▶진정성 있는 사과를 기대했건만…

연맹에 따르면, 유벤투스는 이번 답신에 ▶경기장에 모인 수많은 관중을 실망시키지 않을 정도의 좋은 경기를 선보였고, ▶경기장에 늦게 도착한 것은 항공기 도착 지연과 교통체증 등 외부적인 사유 때문이었으며, ▶팬미팅 행사에도 유명 선수들이 참가하였으나, ▶호날두 단 한 명만은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의무진의 의견에 따라 경기에 참가하지 못했다. 그리고 계약 위반으로 주장되는 사항들에 대해서는 구단 법무팀이 대응할 예정 등의 내용을 담았다.

또 유벤투스는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이번 친선경기에 대해 '6만6000명의 팬들로 가득 찼다. 지구 반대편의 팬들도 유벤투스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며 성공적인 경기라고 자화자찬했다.

이에 연맹은 '차량 이동 2시간'과 같이 사실이 아닌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많은 팬이 기대했던 호날두의 출전은 그저 위약금의 대상이 아니라 121년 역사를 지닌 유벤투스 구단에 대한 신뢰였다. 그 신뢰를 너무나도 쉽게 저버린 사유에 대한 유벤투스의 설명과 진정성있는 사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그 마지막 기대마저도 저버렸다. 경기 일정이나 교통상황 등 본질을 벗어난 핑계와 변명만 늘어놓은 유벤투스의 답신은 너무나도 무책임하고 불성실하다"고 밝혔다.


◇유벤투스가 프로축구연맹에 보낸 공문

▶모두가 K리그 잘못?

지난달 31일 스포츠조선이 단독 입수한 유벤투스 공문을 자세히 살펴보자.


우선 일정 문제의 원죄가 K리그에 있다고 주장했다. 유벤투스는 '친선경기는 원래 27일로 계획되어 있었다. 그러나 K리그의 요청에 따라 26일로 재조정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협상 기간 중 유벤투스 매니저는 이런 스케줄 변화가 야기할 잠재적인 위험에 대해 계속 항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한국 팬들에게 최고 수준의 축구를 보여주는 것을 약속하며 26일 개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유벤투스는 무리한 요구를 해놓고 그것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K리그를 몰아세웠다. '이동의 어려움을 알고 있었기에 비행기의 착륙과 입국, 팀 버스를 위한 경찰 에스코트 등 제반 사항에 대해 도와줄 것을 요구했으나 불행히도 이런 요청들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비행기에서 내리는 데 45분, 공항을 빠져나가는데 1시간50분이나 걸렸다'고 했다.

유벤투스는 '관계자들에게 호텔에서 경기장까지 통상적으로 40분가량 걸린다고 들었다. 그러나 우리의 요청과는 다르게 경찰 에스코트는 없었고 교통 체증은 대단했다. 우리 팀 버스는 2시간이나 길에 갇혀있었다. 전세계 어디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장을 가는 동안 파벨 네드베드 부회장은 관계자에게 불편을 끼쳐 미안하다는 전화도 받았다'며 자신들의 잘못이 아님을 강조했다.

▶호날두 결장 그리고 법적 대응

이번 사태의 핵심인 호날두 결장에 대해서는 짧게 답했다. 유벤투스는 '메디컬 스태프들은 서울 도착 48시간 전에 난징에서 열린 경기 여파로 호날두가 근육 피로가 생겨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45분 의무 출전 조항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유벤투스의 팬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으로 응대했다. 월드 챔피언인 부폰을 비롯해 라비오, 보누치, 데 리흐트, 스체츠니, 디 실리오, 베르나르데스키 등 국가대표 선수들 그리고 발롱도르 수상자이자 부회장인 파벨 네드베드까지 (팬미팅에)참석했다'고 생색냈다.

유벤투스는 공문을 통해 '법적 대응'도 시사했다. 'K리그가 주장한 무책임한 행동과 오만함, 팬들을 무시했다는 항의는 명백하게 거부한다. 유벤투스의 그 누구도 K리그와 KFA 그리고 AFC에서 오명을 뒤집어써야할 행동을 하지 않았고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K리그가 제기한 고발에 대해 우리 법무팀에 대응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연맹은 "자신들의 귀책 사유로 인해 벌어진 작금의 사태를 경시하고 우리나라를 무시하는 모습"이라며 "유벤투스 구단의 책임있는 사과, 그리고 호날두의 불출전 사유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건 , 윤진만 기자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