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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일만의 승리' 경남, 승점 3 보다 값진 3가지 효과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8-11 10:22



[창원=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경기 종료 후 선수들과 벤치 모두 환호를 질렀다. 말 그대로 감격의 승리였다.

경남이 마침내 승리를 챙겼다. 경남은 10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성남과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 25라운드에서 김효기의 멀티골을 앞세워 2대0으로 이겼다. 경남은 후반 7분과 22분 김효기의 왼발슛 두방으로 완승을 거뒀다. 3월30일 대구전(2대1 승) 이후 134일만의 승리였다. 20경기(10무10패) 동안 승리가 없었던 경남은 21경기 만에 귀중한 승점 3을 더했다. 경남은 승점 19로 10위에 오르며 강등권에서 탈출했다.

경남은 이날 승리만큼이나 값진 3가지를 얻었다. 첫째는 외국인선수들의 부활이다. 경남은 올 시즌 지독할 정도로 외국인선수 복이 없었다. 야심차게 영입한 'EPL특급' 조던 머치는 향수병으로 계약을 해지했고, 조던 못지 않게 주목을 받은 '빅리거' 룩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네게바는 시즌 중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고, 그나마 맹활약을 펼치던 쿠니모토도 두차례 햄스트링 부상으로 두번이나 장기이탈했다.

경남은 여름이적시장 동안 외국인선수를 재편했다. 조던의 자리에 '지난 시즌 득점 2위' 제리치를 영입했다. 네게바의 공백은 브라질 출신의 미드필더 오스만으로 메웠다. 제리치의 영입은 성공적이었다. 제리치는 2경기 연속골을 넣는 등 연착륙에 성공했다. 문제는 다른 선수들이었다. 오스만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고, 쿠니모토, 룩은 부상 여파가 남아 있었다. 김종부 감독은 이들의 컨디션을 감안해, 조금씩 출전시간을 늘렸다.

10일 마침내 완전체 진용이 완성됐다. 제리치, 쿠니모토, 오스만이 선발로 나섰다. 특히 쿠니모토의 활약이 빛났다. 쿠니모토는 한수위의 기술과 경기운영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엄청난 키핑력을 바탕으로 공을 지키고, 적재적소에 볼을 뿌려줬다. 경남의 공격속도와 정확도도 올라갔다. 생소한 왼쪽 윙백으로 나선 오스만은 헌신적인 플레이로 팀에 공헌했다. 기대했던 공격적인 면모는 다소 아쉬웠지만, 수비력으로 만회했다. 오스만이 왼쪽을 잘지키며 경남의 수비라인도 안정감을 찾았다.

제리치는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고, 후반 교체투입된 룩도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룩까지 선발 라인업에 가세할 경우, 경남의 공격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쿠니모토가 합류하면서 미드필드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오스만과 룩의 가세로 측면 플레이도 강화됐다. 지난 시즌 경기력 못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두번째는 무실점이다. 경남의 올 시즌 문제는 단연 수비다. 무려 45골이나 내줬다. 제주(51골)에 이어 최다 실점 2위다. 올 시즌 리그 무실점이 단 한차례(6월29일 수원전 0대0) 밖에 없을 정도로 수비가 불안했다. 스리백 체제로 변환한 경남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고, 성남전에서 빛을 발했다. 김 감독은 전부터 "수비라인의 문제가 수비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드필드진이 볼소유를 높이며 공격적인 운용을 할 수 있다면 자연스레 수비도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였다. 쿠니모토 복귀 후 미드필드 운용이 눈에 띄게 좋아지자, 상대적으로 수비도 정비할 시간을 벌게됐다.

곽태휘를 중심으로 김종필 우주성으로 이뤄진 스리백은 여유를 찾으며 성남 공격을 잘 막아냈다. 물론 에델 등의 공백이 있는 성남 공격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는 것은 향후 리그 운영을 위해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었다.


마지막으로 위닝 멘탈리티의 회복이다. 경남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승점 사냥에 실패했다.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20경기 무승을 하는 동안 10번이나 비겼고, 무기력하게 패한 경기도 없었다. 하지만 될 듯 될 듯 안되자 스스로 무너졌다. 김 감독이 가장 답답해 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날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김 감독은 "앞으로 이런 분위기가 유지되면 연승으로 갈 수 있고, 그러면 지금보다 순위가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웃었다. 김효기 역시 "선수들끼리도 원인을 찾아보기도 하고 변화도 줬다. 대화도 많이 나눴다. 승이 없어서 자신감도 떨어져 있었고, 경기력면에서 좋은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성남전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해서 연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힘주어 말했다.


창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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