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안양FC의 2019 시즌이 마무리 됐다. 30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승강 플레이오프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통한의 0대1 패배를 당하며 시즌 여정을 마감했다. 승리했다면, K리그1 승격을 놓고 경남FC와 싸워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지만, 기업 구단 부산의 벽은 높았다.
전반전에는 부산을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좌-우 공간을 넓게 쓰며 부산 수비진을 흔들었다. 결정적 슈팅 찬스를 수 차례 잡았다. 한 골만 들어갔으면 경기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었는데, 아쉽게 공이 골문을 살짝 빗겨나갔다. 조직력 뿐 아니라 선수들 개인 기량도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 부산에 뒤지지 않았다. 볼 컨트롤 능력, 좁은 공간에서의 패스 능력 등은 당장 K리그1에서 뛰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이 보였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후반 6분 김상원의 퇴장은 두고두고 아쉬웠다. 중요한 경기에서 자신이 전반 경고를 받았음에도, 다소 무리하게 파울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경험 부족을 드러내는 플레이였다. 선수 한 명이 퇴장당하자,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전력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라고 냉정히 봐야 한다. 강팀이라면 그런 위기 상황에도 대처가 가능했어야 했다.
하지만 결과를 떠나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한 경기를 했다. 부산전 뿐 아니라 한 시즌 전체를 돌이켜봐도 그렇다. 시즌 개막 전 안양을 상위권 후보로 점찍은 사람은 많지 않았다. 김형열 감독이 새로 부임하며 팀이 정비될 수 있을 지 미지수였고, 스타 선수가 전무해 전력 자체도 강하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홈구장인 안양종합운동장 보수 관개로 개막 후 10경기가 넘게 원정만 다니는 일정이었다.
실제 시행착오가 많았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며 조직력이 점점 단단해졌다. 특히 조규성-팔라시오스-알렉스로 이어지는 스리톱의 강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한 화끈한 공격 축구의 팀 컬러가 자리를 잡았다. 원정 고행길이 끝나자, 계속되는 홈경기가 전화위복이 됐다. 지난 7월20일 무패 행진을 벌이던 선두 광주FC를 잡고 창단 후 첫 5연승을 거두는 장면이 하이라이트였다.
시즌 초반 승점을 쌓지 못하며 선두 싸움은 벌이지 못했지만,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치며 충분히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승강 준플레이오프에서 부천FC와 비기며 창단 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 한 계단 더 올라선 것도 성과였다.
내년 시즌이 더 기대되는 안양이다. K리그2 정상급 공격수로 자리매김한 조규성 등 올시즌 경험을 쌓은 주전급 선수들이 더욱 농익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다. 임대로 영입했던 팔라시오스도 시즌 도중 완전 영입에 성공했다. 감독으로서 프로 경험이 전무했던 김 감독이 더 차분하게 시즌 준비를 할 수 있다. 올해 성과에 만족했다면, 안양시에서도 내년 시즌을 위해 선수 보강에 힘써줄 가능성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