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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의 승격이룬 부산 아이파크, 겨울나기는 어떻게?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9-12-30 06:00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승격했다고 들뜨지 않습니다."

K리그 부산 아이파크는 최근 몇 년 새 가장 행복한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4년 만에 K리그1(1부리그) 승격을 이뤘으니 마음부터 홀가분하다. 지난 8일 경남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치르느라 다른 팀보다 늦게 비시즌 휴가에 들어갔지만 더 꿀맛이다.

2부리그와 1부리그는 엄연히 다른 세상이다. 지난 4시즌 동안 1부리그를 겪어보지 못한 부산은 이제 휴식 끝, 긴장 모드로 들어가야 한다. 새해 1월부터 시작되는 동계훈련 시즌이 코 앞이다.

1부리그의 격에 맞춰 뭔가 다른 동계훈련을 계획하고 있지 않을까. 승격에 들뜬 기분으로 2부리그 시절과 차별화된 기획을 예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부산은 자세를 더 낮췄다. 구단 관계자는 '소확행'을 강조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부산 스타일의 행보'로 동계훈련을 치르겠다는 것이다.

부산 구단에 따르면 1월 2일 소집하는 선수단은 새해 첫 훈련을 낮은 자세로 시작하기로 했다. 1월 3일 시무식을 가진 뒤 당장 달려가는 곳은 사회공헌 현장이다. 봉사활동이 1부리그 맞이 첫 행보인 것이다.

부산 아이파크의 모기업 현대산업개발(HDC)은 부산 지역 사회공헌 활동의 하나로 '심포니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부산 강서, 북, 서구 3곳에 도서관을 개관하고 책을 기증해왔다. 축구단이 지역민을 위해 도서관을 지어 준 첫 사례였다.

그동안 구단 중심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심포니 도서관에 참여했다. 하지만 2020년에는 선수단이 3개 조로 나뉘어 3곳의 도서관을 각각 방문해 책을 기증하고 지역민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1부 승격을 응원해 준 팬들에 대한 보답 겸 새해인사이기도 하다.


부산 관계자는 "승격했다고 유난을 떨게 아니라 더 겸손한 마음으로 차분하게 비시즌 준비를 시작하자는 의미에서 봉사활동에서 출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동계훈련 계획도 소소하다. 1년 전 조덕제 감독이 처음 부임했을 때도 그랬다. 외형보다 실속을 먼저 따지는 '소탈파' 조 감독은 취임 당시 준비기간도 짧고 '가성비'를 높여야 한다며 국내에서만 동계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새해에도 이런 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부산은 먼저 1월 중순까지 부산 강서구 클럽하우스에서 훈련을 갖는다. 1월 초 부산의 겨울날씨는 국내 웬만한 남부지방 못지 않게 견딜 만하다. 특히 휴가 이후 소집하면 본격 훈련에 앞서 몸을 준비할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집 떠나 고생하느니 집에서 준비하는 게 효율적이다.

이후 부산은 1월 중순부터 같은 달 말까지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훈련 캠프는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치앙마이와 치앙라이 두 곳 중 한 곳을 선택하기로 했다. 해외에서 굳이 오래 머물지 않기로 했다. 이동준 김진규가 올림픽대표팀에 차출돼 1월 내내 자리를 비운다. A대표팀에 차출됐던 이정협과 김문환도 휴식시간을 더 갖도록 배려하기 위해 1월 2일 소집 대상에서도 빼기로 했다.

이들 요인 등으로 인해 부산의 '완전체' 훈련은 1월이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짧은 태국 전지훈련을 다녀온 뒤에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국내 따뜻한 동네에서 추가 전지훈련을 갖기로 했다.

지난 시즌 동계시즌 때 제주도를 다녀와서 승격의 효과를 봤고, 조 감독도 제주도를 선호하는 만큼 이번에도 국내 전지훈련 0순위 후보는 제주도라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구단주인 정몽규 HDC 회장은 지난 26일 부산 구단의 안기헌 대표와 조 감독을 따로 불러 환담하고 격려와 함께 발전적인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모기업의 든든한 신뢰를 등에 업은 부산 아이파크는 진중한 행보로 제2의 K리그1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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