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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난 22일 인천 유나이티드전 패배는 시즌 중 흔히 일어나는 1패와는 무게가 다르다.
서서히 내리막을 탄 수원과 대구전 승리로 가파르게 기세를 탄 인천의 만남. 한여름 잔류 싸움을 시작한 인천의 투쟁심과 집중력이 '평소와 다를 바 없는 경기력을 보인' 수원과의 차이를 만들었다. 더 많은 슈팅, 더 높은 점유율, 그리고 올 시즌 수원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전반불패'는 수원에 승점은 커녕 절망만 가져다줬다.
어느 정도 예견된 참사로 볼 수 있다.
비슷한 시기, 같은 수도권의 FC서울과 인천도 각각 최용수 감독과 임완섭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사퇴했다. 서울은 강원FC 감독 경험이 있는 김호영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했다. 보도자료까지 내며 힘을 실어줬다. 인천은 전 제주 유나이티드의 조성환 감독을 선임했다. 김 대행과 조 감독 모두 P급 지도자 자격증 소지자다. 반면 수원은 P급 자격증이 없고 프로팀 감독 경험이 없는 주 대행에게 신뢰를 보냈다. 기본적으로 올 시즌 잔여 경기는 주 대행으로 치른다는 생각이 깔려있었다.
인천은 최근 2연승, 서울은 최근 4연속 무패를 기록하며 새 사령탑 효과를 보고 있다. 수원은 어떨까. 전임 시절과 비교할 때 점유율, 패스 성공률, 평균 실점 등 경기력과 관련된 부분에서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하위권에 처진 팀에 정작 필요한 평균 승점, 승점을 따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평균 득점이 줄어들었다. 이 전 감독 시절 수원은 경기당 평균 약 1.1골을 넣어 경기당 약 0.91점의 승점을 벌었다. 구단의 네임밸류를 생각할 때 처참한 성적표다. 하지만 주 대행 체제에선 이마저도 감지덕지다. 6경기에서 약 0.33골을 넣었고, 승점 0.67만을 챙겼다. 같은 시기 수원보다 더 적은 득점과 더 적은 승점을 기록한 팀은 없다.
이날 맞대결을 벌인 인천처럼 설령 경기력이 좋지 않아도 결과를 따냈다면, 남은 경기에 희망을 걸 수 있다. 하지만 인천전에서 수원은 '이대론 강등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실망스런 메시지를 팬들에게 던져줬다. 정말 이제는 '에이, 그래도, 설마' 하는 마음을 접고 치열하게 '현재'를 고민해야 할 때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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