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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韓 여자축구, 미지의 땅 올림픽 향한 '냉정과 열정 사이'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0-11-24 19:00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부산=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대한민국 여자축구에 있어 올림픽은 '미지의 땅'이다. 여자축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6년 이래 단 한 번도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 3차례(2003·2015·2019년)나 나섰고, 아시안게임에서는 3회 연속 동메달(2010·2014·2018년)을 따낼 정도로 성장했지만 유난히도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간절하다. 태극마크를 달고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경험한 김혜리(인천현대제철)는 "여자월드컵도 출전했었다. 올림픽만 나가지 못했다. 지소연(첼시위민)이 '이번에도 올림픽 못가면 4년 더 해야 한다. 나 은퇴시키고 싶으면 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나도 소연이도 그만큼 올림픽 본선 진출이 간절하다. 이번에야 말로 최초로 올림픽에 진출하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축구의 꿈. 콜린 벨 감독과 태극전사들은 올림픽을 향해 다시 한 번 도전한다. 한국 여자대표팀은 내년 2월 중국과 도쿄올림픽 출전의 마지막 기회인 플레이오프(PO)를 펼친다. 내년 2월 19일 1차전은 홈, 2월 24일 2차전은 원정으로 치른다.

준비는 시작됐다. 벨 감독과 태극전사 28명은 23일부터 12월 8일까지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에서 호흡을 맞춘다. 벨 감독은 이번 소집훈련을 통해 내년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PO에 출전할 옥석을 가린다.

무한 경쟁이다. 벨 감독은 여자실업축구 WK리그 간판스타부터 고등학교 선수들까지 총망라해 선수단을 점검한다. 이민아 장슬기(이상 인천현대제철) 여민지(수원도시공사) 박세라(경주한수원) 등 베테랑 선수들을 불러 들였다. 이정민(경북위덕대)과 이은영(울산현대고)은 처음으로 A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24일 벨 감독은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본격적인 훈련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코로나19로)상황이 좋지 않아 경기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이 부분은 바꿀 수 없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PO가 예정된 2021년 2월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과의 동아시안컵 경기를 비롯해 이후 중국이 치른 경기들을 바탕으로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역대 전적에서 4승6무27패로 크게 밀리고 있다. 이제는 그 수치에 변화를 줘야 할 시기다. 통계 수치만 봐도 중국전은 어려울 것이다. 준비를 잘해야만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중원의 신형엔진으로 거듭난 박예은(경주한수원)은 "우리는 앞으로 더 강한 팀과 대결한다. 기동성을 앞세운 공격과 수비는 물론이고 피지컬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신진세력' 문은주(대전대덕대)는 "(코로나19로)20세 이하(U-20) 월드컵을 치르지 못했다. 속상하다. 하지만 이제 다시 준비하는 것이다. 감독님께서 'A대표에 올라온 것을 의심하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해주셨다"고 말했다.

간절함으로 똘똘뭉친 태극전사. 벨 감독은 "감정적 요인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때도 있다. 수비수들은 한 번 더 뛰어 태클하고, 공격수는 마지막까지 쇄도해 크로스를 올리는 긍정적인 요소가 필요하다. 다만, 경기는 감정으로만 하면 안 된다. 현명하고 냉정하게 경기를 치러야 한다. 올림픽은 월드컵보다 출전권이 적어 상대적으로 본선에 가는 게 더 어렵다. 과거에 안 좋은 기억이 있다면 그것을 발판 삼아 좋은 기억으로 바꿔야 한다. 안 좋은 기억을 짐처럼 가져가면 부담감이 더 커진다. 축구도 인생도 마찬가지다. 안 좋은 기억을 좋은 기억으로 극복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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