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머리 아파요. 그렇지만 최선의 선택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잘라내야 합니다. 그게 제 역할입니다."
한국 올림픽축구 사령탑 김학범 감독은 '공과 사'를 구분 잘 하는 지도자로 정평이 나 있다. 단 하나 팀 성적을 잘 내기 위한 선택을 첫번째 기준으로 삼는다.
그는 최근 제주 합숙 훈련 및 가나와의 두 차례 평가전 후 추린 23명의 훈련 명단을 발표했다. 이들을 데리고 22일부터 파주NFC에 다시 집합, 1주일 파이널 테스트를 통해 30일 도쿄올림픽 본선에 나갈 최종 엔트리(18명)를 발표한다. 4명의 예비 명단도 추가로 발표하지만 큰 의미는 없다.
이제부터 살벌한 생존 경쟁이다. 23명 중에는 와일드카드 3명의 후보는 없다. 따라서 23명 중에서 15명을 고르는 작업을 하게 된다. 8명은 도쿄올림픽에 못 나간다. 이미 제주 훈련 후 탈락자들이 대거 나왔다. 이승우(포르티모넨스) 백승호(전북) 조규성 오세훈(이상 김천) 이승모 이수빈(이상 포항) 맹성웅(안양) 윤종규(서울) 김태환(수원)이 탈락했다. 살아남은 자와 떠난 자들의 희비가 한 차례 갈렸다. 선수들에게 미안함이 있지만 선택은 불가피했다.
더 까다로운 마지막 8명을 추리는 작업의 기준은 상대성과 팀 조합에 둔다. 엔트리가 매우 적다 보니 멀티플레이어는 생존에 유리한 면이 있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 조별리그에서 뉴질랜드, 루마니아 그리고 온두라스와 대결한다. 조 1,2위를 해야 8강에 오른다. 김학범호의 이번 대회 목표는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그 이상이다. 포지션별로 따져보면 골키퍼 3명 중 1명, 수비수 8명 중 3명, 미드필더 6명 중 2명, 공격수 6명 중 2명 정도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포지션별로 이 숫자는 조금은 유동적이다. 변수는 와일드카드 3명이다. 공격수 황의조(보르도), 미드필더 권창훈(수원), 수비수 김민재(베이징궈안) 강상우(포항) 등이 유력한 와일드카드 후보들이다. 누굴 데려갈 수 있느냐에 따라 23명 중 탈락자들의 면면이 조금씩 영향을 받는다. 올림픽 축구는 클럽들의 국제축구연맹(FIFA)의무 차출에 해당되지 않는다. 따라서 김학범호가 원한다고 하더라도 클럽에서 이들의 차출을 끝내 막으면 합류가 어렵다. 이 결정에 따라 탈락 선수들의 포지션이 달라진다.
전문가들은 현재 공격수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이동준(울산), 미드필더 이강인(발렌시아) 정승원(대구) 원두재 이동경(울산), 수비수 정태욱(대구) 이상민(서울이랜드) 강윤성(제주), 골키퍼 송범근(전북) 등은 최종 엔트리 포함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