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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영우의 가치는 무척 높다. 설영우는 어느 포지션이든 제 역할을 배 이상 해주고 있다."
'1998년생 울산 유스 풀백' 설영우는 '설스타'로 통한다. 도쿄올림픽 이후 울산 문수경기장엔 '설영우'이름을 새긴 유니폼이 유독 늘었다. 울산 토박이에다 울산 현대중고 출신 '울산 성골'로 통하는 설영우는 울산 소녀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다. 곱상한 얼굴에 성실하고 영리한 플레이, 반듯한 인성을 지닌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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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김태환과 홍 철은 카타르월드컵 10월 최종예선 2연전 엔트리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들과 함께 폭풍성장 중인 설영우는 자타공인 대한민국 풀백의 미래다. 설영우는 태극마크의 꿈을 숨기지 않았다. "대한민국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이고 저 또한 올림픽에 다녀오면서 대표팀 꿈은 더 커졌어요. 하지만 욕심 부린다고 되는 게 아니라, 다 때가 있는 거죠. 지금은 팀에서 제가 가진 걸 열심히 해야죠. 하다 보면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요"라며 미소 지었다. 설영우가 말하는 자신의 경쟁력은 역시 '멀티' 능력이다. "제가 생각했을 때 최고 장점은 양쪽을 다 볼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쟁쟁한 선배들 틈바구니에서 단 한번의 기회도 놓치지 않기 위한, 치열한 분투의 결과물이다. "한쪽만 잘봐도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지만 양쪽 다 보면 확실히 더 유리하죠. 오른발잡이여서 예전엔 오른쪽 풀백이 편하고 좋았는데 이젠 왼쪽도 불편하지 않아요. 처음엔 힘들고 멘탈도 나갔었는데 왼발도 열심히 하다보니까 되더라고요. 양쪽 다 볼 수 있는 게 제 장점이죠. 그리고 양쪽을 다 보면 한 경기라도 더 뛸 수 있으니까요"라며 눈을 빛냈다.
인터뷰의 끝, '광주 영건' 엄지성과 스피드 경쟁을 이겨낸 설영우에게 '국대 선배' 김태환, 홍 철과 셋 중 누가 제일 빠른지 물었다. 설영우는 망설이지 않았다. "제가 다리가 길어서 좀 느려보이는데 제가 철이형보다 확실히 빨라요. 철이형 이제 늙어서 잘 못뛰어요. 크크"하며 도발했다. 하지만 '치타' 김태환을 언급하자 목소리가 작아졌다. "아, 제가 태환이형은 못이기죠." '김태환-설영우-홍 철'순을 재확인하더니 "광주전 때 철이형, (엄)원상이랑 달리기 시합하느라고 엄청 힘들어하셨어요" 한다. '왼발 크로스 못배우겠다' 했더니 "아, 그럼 바로 사과드려야죠"라며 씩 웃는다. 선후배가 없는 프로의 무대, 당돌하면서도 반듯한 설영우가 팀 안팎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는 이유를 어렴풋이 짐작할 것같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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