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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2022년, 한국 축구에는 '전인미답'의 새 길이 열린다. '2부의 반란'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의 토양이 바뀐다.
두 차례의 VAR(비디오판독)은 전남의 구세주였다. 홍정운의 퇴장에 이어 경기 종료 직전 선언된 대구 에드가의 페널티킥은 무효처리됐다. 대구를 4대3으로 꺾은 전남은 합계 4대4를 기록했지만 원정 다득점에 앞서 왕좌에 올랐다.
전남은 2부 리그 팀으로는 최초로 프로와 아마추어를 총망라해 한국 축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FA컵을 제패했다. 또 사상 첫 ACL 출전이라는 금자탑도 쌓아올렸다. FA컵 역사도 새롭게 쓰여졌다. 전남은 홈 앤드 어웨이로 진행된 결승에서 1차전 패배팀이 우승하는 최초의 기록을 작성했다. 2차전에서 터진 7골은 FA컵 결승전 역대 최다골이었다.
전남은 물론 K리그도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과연 2부 팀이 ACL에서 순항할 수 있을까, 그 물음표는 지울 수 없다. 전경준 전남 감독은 FA컵 결승을 앞두고 "결과에 따라 구단이 많이 바뀔 수 있다. 간절히 준비하고 있고,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종호도 "ACL 진출은 큰 동기부여다. ACL에 진출하면 지원도 많을 것이고, 선수들도 많이 이적해 올 것으로 본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FA컵 우승이 마침내 현실이 된 후 전 감독은 "우리의 역할은 다했다. 우리 선수들은 기량 이상으로 1년을 열심히 했다"며 "나도 기대된다. 최선을 다해 준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광수 전남 대표도 우승컵을 들어올린 후 기자회견장을 깜짝 방문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그런데 '칼자루'는 모기업인 포스코가 쥐고 있다. 한때 최고의 지원을 자랑했지만 수년전부터 지원을 줄이고 또 줄였다. 전남은 내년 시즌 1부 승격과 ACL,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쉽지 않은 여정이다. 지원이 예년 그대로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FA컵 우승이 독이 되는 순간 한국 축구도 후퇴할 수 있다.
전남이 새 장을 마련했다. '최초'의 수식어에 걸맞은 지원이 병행돼야 '2부의 반란'이 더 화려한 꽃망울을 터트릴 수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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