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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현장스케치]역대 가장 빨랐던 K리그 개막, 예상 밖 한파에 온통 '덜덜덜'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2-02-20 15:38 | 최종수정 2022-02-20 16:39


제주 윤빛가람과 포항 신광훈(가운데 왼쪽부터)이 2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열린 K리그1 1라운드 경기에서 눈이 내리는 가운데 볼경합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서귀포=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분명 엊그제까지는 따뜻했거든요."

봄을 향하던 시계바늘이 순식간에 '한겨울'로 돌아갔다. 하늘은 비교적 맑은 편이었지만, 제주도의 상징인 강한 바람에 섞인 눈발이 휘날려 눈앞을 어지럽게 했다. 역대 가장 이른 시점에 열린 K리그 개막은 '강추위'로 기억될 듯 하다.

'하나원큐 K리그1 2022'는 지난 19일 막을 올렸다. 이는 K리그 역사상 가장 이른 시점의 개막이다. 올해 11월에 2022 카타르월드컵이 열리기 때문에 그 이전에 시즌을 마치기 위한 고육지책. 축구는 그나마 날씨의 영향을 덜 받는 종목인데다 2월 날씨도 그렇게 춥지 않은 것으로 예보돼 별 문제가 없을 듯 했다. 실제로 19일 공식 개막전인 전북 현대와 수원FC의 경기를 포함한 3경기는 무난하게 열렸다.

문제는 개막 이틀째인 20일 경기. 이날도 강릉과 울산, 제주에서 총 3경기가 열렸는데, 세 곳에서 모두 갑작스러운 한파가 몰아치며 체감온도가 영하권으로 뚝 떨어져버렸다. 심지어 제주 유나이티드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가 열린 제주월드컵 경기장 일대에는 이날 아침부터 눈발이 흩날렸다. 지역에 따라서는 도로가 통제될 정도로 많은 눈이 내려 경기 관전을 포기하는 관중도 상당수 됐다는 후문이다. 서귀포 시내는 그 정도의 폭설은 아니었지만, 눈이 내리고 그치길 반복하며 경기 내내 이어지면서 색다른 풍경을 연출했다. 눈은 전날 안양에서 열린 K리그2 안양-전남 전에서도 목격됐다.

강원-성남전이 열린 강릉종합운동장도 동해안의 강바람으로 인해 체감온도가 영하 5~6도까지 뚝 떨어졌다. 이로 인해 관중들은 본부석 맞은 편의 햇볕이 비치는 곳에 옹기종기 모여 경기를 관전하기도 했다. 울산-김천 경기가 열린 울산 문수경기장의 사정도 비슷했다. 기상청 예보상으로는 영상 2도라고 나왔지만, 강풍주의보가 나올 정도로 강한 바람이 몰아친 탓에 영하권 체감온도로 관중들이 힘겨워했다.

관중들은 갑작스러운 한파에 손을 호호 불어가며 추위에 덜덜 떨었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도 고통스럽기는 매 한가지. 열심히 뛰어다녀 몸은 춥지 않더라도 찬 공기로 인해 호흡할 때 힘들어했다. 지난 1월초부터 제주에 머물며 훈련해 온 포항 김기동 감독은 "제주가 최근 들어서 상당히 따뜻하고 날씨가 좋았다. 그래서 훈련 성과도 좋았는데, 갑자기 요 며칠 새 추워졌다. 선수들이 찬 공기를 들이쉬면서 뛰면 더 힘들다"고 우려했다.

'겨울 월드컵' 때문에 개막시기를 앞당긴 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입춘 이후 갑작스러운 강추위는 예상 밖의 변수다. 당분간 이런 추위가 이어질 수 있다. 선수와 관중 모두 '방한'에 유의하며 축구를 즐겨야 할 것 같다.


서귀포(제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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