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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까지의 울산 현대에는 통용되지 않는다. 이동준(헤르타 베를린) 이동경(샬케) 오세훈(시미즈), 떠난 자리에 대한 우려는 그야말로 우려에 불과했다. 아마노, 이규성, 레오나르도, 엄원상 등 든 자리에 대한 미소가 더 크다.
김영권이 리드하는 수비라인은 4경기, 1실점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강원FC와 함께 최소 실점을 자랑한다. 수비수 불투이스(수원삼성)와의 계약 종료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는 이제는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는다. 시즌을 앞두고 "김영권 하나면 충분하다"는 홍명보 감독의 믿음은 허투루 나온 말이 아니었다.
높은 볼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패싱 축구는 김영권의 빌드업을 앞세워 더 높게 비상하고 있다. 수비에서 미드필더, 공격으로 연결되는 패스는 한층 매끄럽고, 힘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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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상조의 분석일 수 있지만 이번 시즌 울산이 확연히 달라졌다. 김영권이 바로 맨 앞에서 줄을 당기고 있다. 2010년 FC도쿄에서 데뷔한 그는 프로 12년차다. 일본과 중국에서 줄곧 외국인 선수로 생활하다 올해 처음으로 국내파로 변신했다.
제대로 물을 만났다. 아마노는 물론 김영권과 같은 길을 걸었던 레오나르도의 K리그 적응에 산파 역할을 하고 있다. 때론 채찍, 때론 당근으로 이들의 연착륙을 견인 중이다. 아마노는 벌써 2골, 레오나르도도 전북전에서 첫 결승골을 신고하며, 울산의 신형엔진으로 자리잡았다.
홍 감독도 "김영권 한 명 왔는데 지난해에 비해 완전히 다른 새로운 팀이 됐다"며 반색하고 있다. 김영권은 전북전 후 "전북 원정이라 처음부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어려움을 잘 이겨냈다고 생각한다. 선제골을 넣고 잘 마무리를 해서 기분이 좋다"며 웃은 후 "주요 선수가 빠져나간 건 팩트다. 그러나 그 선수들을 채워줄 선수가 우리팀에 있어 큰 공백은 없는 것 같다. 초반에는 걱정했지만 지금은 걱정없이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김영권 전의 울산과 후의 울산은 다를 것이라고 하면서 동료들과 함께 우승 타이틀을 가져오겠다고 약속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어떤 변수를 맞닥뜨릴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김영권이 버티고 있는 울산은 '만년 2위'의 꼬리표를 단 울산이 아닌 것은 확실해 보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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