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쯤되면 '전쟁'이다. '신박한 오피셜'을 띄우기 위한 K리그 구단들의 아이디어 싸움이 치열하다. 새롭게 이적한 선수가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거나, 배 위에서 포즈를 취하는 장면까지, 오피셜이 빠르게 '진화'하는 중이다. 비시즌에 재미를 더하는 이런 오피셜에 팬들은 환호하고 있다.
FC서울은 8일 공식 SNS와 유튜브를 통해 공격수 윌리안, 수비수 권완규 영입 오피셜 영상을 공개했다. 각각 대전하나 시티즌과 성남FC에서 영입한 두 선수는 구단 사무실, 경기장, 훈련장이 아닌 주유소에서 첫 임무를 소화했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FC서울 모기업 GS그룹 계열사인 GS칼텍스의 에너지플러스 허브 삼방주유소에서 주유했다. 운전석에 앉은 권완규가 "기름 부족한데 여기서 넣고 갈까?"라고 묻자, 윌리안은 "뭐? 시간 없어. 오늘 FC서울 계약 날인데 늦으면 안 돼"라고 말한다. 황당해하는 윌리안을 향해 코웃음 한번 날린 권완규는 신속하게 기름을 넣은 뒤, "FC서울 계약하러 가자"고 말한다.
|
|
|
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사진은 자연스레 축구팬, 비축구팬 할 것 없이 지역의 명소를 알리는 '도시 홍보 효과'로 이어졌다. 포항 스틸러스는 포항의 지역 명소인 호미곶 해맞이광장, 송도해수욕장 평화의 여신상, 강원FC는 강릉에 위치한 오죽헌, 양구에 위치한 양구수목원, 광주FC는 김대중컨벤션센터, 천안시티FC는 천안독립기념관, FC안양은 안양 관양시장, 부산 아이파크는 부산 미래 도서관(부산시청) 등에서 '지역사회 오피셜'을 촬영했다. 'K-오피셜'은 해외에 '역수출'되기도 한다. 지난해 1월 조나탄 링(제주)의 주유소 오피셜은 링의 조국인 스웨덴 축구계에도 유행을 일으켰다.
|
|
'오피셜 맛집' 제주 유나이티드는 올해부터 '꿈나무오피셜'을 새로 시작했다. 영입생들이 축구 꿈나무들과 함께 훈련하는 사진을 찍는 프로젝트다. 제주에서 '상생(함께 살기)'을 넘어 '상성(함께 성장)'을 이루자는 취지다. 유리, 헤이스, 이기혁 김승섭 연제운이 중문초, 화북초, 제주서초, 제주동초 등을 방문했다. 제주 구단 홍보담당 원일권 프로는 "2019년 여름 최규백의 고깃집 촬영을 시작으로 구자철의 한라산 등정 오피셜까지, 우리 구단이 돋보일 수 있는 오피셜을 많이 기획해왔다. '다 같이' 돋보일 수 있는 오피셜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꿈나무오피셜'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계속 새로운 걸 찾다보니, 구단 홍보팀 직원들은 창작의 고통을 호소한다. 2023시즌 개막 전까지 누가 어느 팀으로 이적하고, 또 어떤 오피셜이 등장할지 기대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