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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내게 더 많은 걸 원한단 걸 알고 있다. 나 역시 그렇다."
손흥민은 18일(한국시각)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공개한 단독인터뷰에서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이날 인터뷰는 손흥민의 2월 토트넘 반차 휴가중 토트넘홋스퍼 재단이 구단 경기장에서 진행한 무료 패밀리 펀데이 행사 중 진행됐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손흥민의 토트넘 초창기 이후 5년 만에 진행된 이날 단독 인터뷰는 "31년의 프리미어리그 역사에서 얼마나 많은 국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나라를 대표해 뛰었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됐다. "와우!"라는 감탄사로 답변을 시작한 손흥민은 "100개국은 분명 넘을 것같다. 130개국 정도 될 것같다"고 답했다. 데일리메일은 '훌륭한 예측이었다. 10개국 더 많은 140개국 선수들이 뛰었다'고 썼다. 손흥민이 태어난 해 1992년 새옷을 입은 프리미어리그는 4635명의 선수들이 뛰었고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의 다양성을 대표하는 선수라고 규정했다.
손흥민은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영혼의 파트너' 해리 케인과 함께 뒤는 행운을 강조했다. 손흥민이 지금과 같은 스타가 아니었을 때와 지금은 좀 달라지지 않았느냐는 말에 그는 "여전히 그건 진실이다. 나는 해리와 함께 뛰는 것을 정말 행운이라 생각하다. 왜냐하면 나는 유명해지기 위해 축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축구 자체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여러분 모두가 해리 케인을 사랑하고 10년 후에도 해리가 이 모든 기록을 깨뜨리는 동안 그와 함께 뛰었던 일을 특별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내가 해리에게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는 모르지만 그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이 날 보고 슈퍼스타가 아니라 '이 선수는 발전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는 우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나머지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5년 전과 똑같은 인터뷰 같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토트넘 경기장 높은 곳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위해 독대하기 전 손흥민은 주차장에서 열린 클럽 커뮤니티 행사에서 지역 어린이들과 즉석 게임을 진행중이었다. 손흥민은 슈퍼스타가 아닌 언제나 그렇듯 따뜻하고 소탈한 동네형같은 모습으로 어린 팬들의 눈높이를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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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이날 인터뷰에서 올 시즌 부진에 대해서도 솔직히 털어놨다. 손흥민은 올시즌 리그에서 단 4골을 넣었고, 그 중 3골은 9월 레스터시티 해트트릭이었다. 11월 안와골절 부상 속에 마스크 투혼으로 카타르월드컵 출전을 강행한 손흥민은 그 어떤 변명도 하지 않았다. "저는 그걸 탓하지 않는다. 그냥 정말 답답할 뿐이다. 만약 그때 마스크를 쓰고 나가지 않았다면 미쳤을 것이다. 나는 정말 솔직하다. 팀을 도울 수 있는 기회는 있지만 지난 시즌처럼 할 수 없는 것 같다('I am just really frustrated. If I wasn't then I would be crazy. I am really honest about this. I have a chance to help the team but can't seem to do it like last season.)"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저는 항상 제 경기를 되돌아보며 개선하고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잊을 수 없는 지난 몇 년을 보냈지만 때로는 나쁜 시기가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에 지금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팬들이 저에게 더 많은 것을 원한다는 것을 잘 안다. 저 역시 팬들의 비판에 100% 동의한다. 팀과 팬들, 구단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 제가 오랫동안 잘해왔기 때문에 기대치가 높다. 다시 한 번 잘해야 한다"고 이를 악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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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솔직히 말해서 나는 월드컵에서 100% 컨디션이 아니었다"고 인정했다. "시간이 있었다면 더 많이 회복했을 것이다. 하지만 5년 동안 주장을 맡았고 선수들과 함께 모든 예선을 치렀기 때문에 기회를 놓친다는 것은 제게 악몽이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그리고 만약 대표팀이 저를 필요로 한다면 저는 대표팀을 위해 모든 것을 할 것이다. 케인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해리는 이란과의 경기에서 부상을 당했지만 8강전까지 팀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잉글랜드가 패했을 때 나는 한국에 있었다. 경기 막판 페널티킥으로 이길 수 있는 상황이라면 해리를 믿었고,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휴고 요리스와 해리의 대결, 제 팀 동료들. 누구도 가슴 아파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았다. 볼 수가 없었다. 그냥 볼 수가 없었다"고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나중에 영상으로 해당 장면을 봤고 해리를 그냥 홀로 내버려두기로 했다. 그는 이미 내가 그를 응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몇년간 우리는 최고의 파트너십을 이어왔다. 그 장면을 보는 것이 나로선 고통스러웠다"고 덧붙였다. "내 마음을 표현하기조차 어렵다. 문자조차 할 수 없었다. 내가 그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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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우리는 믿어야 한다. 전에도 해낸 적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저는 더 나은 위치에서 말하고 싶다. 감독님은 개인적인 생활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고 우리는 그에게 뭔가를 돌려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감독님이 제게 모든 것을 주셨기 때문에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든다. 제가 받을 수 있는 모든 것을 감독님께 돌려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저는 항상 감독님께 내 최선을 다하고 싶다. 우리는 좋은 팀이고 힘든 시기에 똘똘 뭉쳐 단합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손흥민은 아스널 우승 가능성에 대해, 북런던 더비 라이벌이 선두가 된다는 것이 토트넘에 중요할까 등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맨시티의 우월한 골득실 차를 언급한 후 자리를 떠났다. "5년 후에 또 봐요"라는 인사를 남겼다. 데일리메일은 '그는 정말 (5년 전과) 여전히 변함없었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