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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국가대표 센터백 김영권(33)은 역시 품격이 달랐다. 전 경기 풀타임은 진행형이다. K리그1에서 최고 '짠물 수비'를 자랑한다. 12개팀 가운데 최저 실점이다.
그는 지난해 '영원한 스승' 홍 감독의 부름을 받고 K리그에 둥지를 틀었다. 줄곧 일본과 중국에서 활약한 김영권은 첫 해 36경기에 출전하며 울산의 17년 만의 K리그 우승 한을 털어내는데 일조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에 가입한 그는 A대표팀에선 '기적의 대명사'다. 4년 전, 러시아월드컵에서 세계 최강 독일을 상대로 결승골을 터트리며 '카잔의 기적'을 연출했다. 카타르에선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특급 도움'을 받아 동점골을 작렬시키며 대한민국의 2대1 역전승에 주춧돌을 놓았다. '도하의 기적'이었다.
이후 울산이 주도권을 잡았지만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았다. 전반 25분 설영우의 왼발 슈팅은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전반 39분 이명재의 크로스를 루빅손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다시 골대에 막혔다.
김병수 수원 감독은 "전반을 잘 버티면 우리에게도 승산이 있다"는 말이 현실처럼 다가왔다. 그 순간 김영권의 마수걸이 골(2-1)이 나왔다. 하지만 수원의 뒷심도 무서웠다. 이기제가 후반 16분 프리킥으로 동점골(2-2)을 뽑았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울산은 후반 40분 설영우가 얻은 페널티킥을 교체투입된 마틴 아담이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대세를 갈랐다.
김영권은 경기 후 "프로에서 중거리 골은 처음인 것 같다. 뭔가 항상 팀에 도움이 돼야겠다고 생각한다. 골까지 이어져서 감회가 새롭다. 동료들이 많이 축하해줬고, 어떤 동료는 신인같은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하라고 하더라"며 미소지었다. 홍 감독은 "줄 때가 없어서 슈팅을 때린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영권은 "수원 선수들이 내려서는 수비를 하다보니까 뒷공간이 없었고, 슈팅 거리가 나와서 때렸는데 운좋게 잘 들어갔다"며 "맞는 순간 부드럽고 좋은 느낌이었다. 나도 때리고 놀랐다"고 화답했다.
'절대 1강' 울산이다. 울산은 최하위 수원을 3대2로 제압하며 승점 37점(12승1무1패)을 기록했다. 나란히 승점 1점을 챙기는데 그친 2위 그룹인 FC서울, 제주 유나이티드, 포항 스틸러스(이상 승점 24)와의 승점차를 13점으로 벌렸다.
김영권은 "좋은 분위기 속 힘든 원정이었다. 승리를 가져간 점에 만족스럽다. 앞으로가 더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두 번째 6연승을 질주한 홍 감독은 마지막 남은 수원 원정 무승 징크스도 털어냈다. 수원을 상대로 홈에선 4승1무지만 원정에선 2021시즌에는 1무1패, 지난해에는 1패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마침내 무패를 끊고 첫 승을 신고했다.
수원=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