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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울산 현대는 2022시즌을 앞두고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이동경(26) 이동준(26) 오세훈(24), 울산의 미래 3명이 한꺼번에 빠져나갔다. 이동준과 오세훈은 '완전 이적'이었고, 이동경은 '임대'였다.
헤르타 베를린의 이동준도 연착륙에 실패했다. 그는 올 시즌 울산이 아닌 전북 현대로 돌아왔다. 오세훈은 시미즈가 강등돼 올 시즌 J리그2에서 생활하고 있다.
반면 울산은 지난해 새 시대를 열었다. 그토록 바라던 K리그1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7년 만의 K리그1 정상이었다. 올해 구단 창단 후 첫 K리그1 2연패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그 여정에서 울산과 유일하게 끈을 유지해 온 이동경이 컴백했다.
반전이 절실했던 홍 감독은 21일 제주전에서 도박같은 모험을 했다. 이동경 선발이었다. 제주전을 앞두고 이동경의 왼발을 활용한 세트피스 훈련을 실시했지만 예전만 못했다. 홍 감독은 "넌 이제 왼발도 안되느냐"며 웃어 넘겼다. 그래도 믿음은 저버리지 않았다. 출전을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심산으로 이동경을 실험했다.
'핀포인트 용병술'은 적중했다. 이동경의 '미친 왼발'은 녹슬지 않았다. 그는 전반 29분 왼발 프리킥으로 김민혁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5분 뒤에는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이명재의 패스를 그림같은 왼발 슈팅으로 연결, 골네트를 갈랐다. 볼의 궤적이 예술이었다. 울산은 이동경의 원맨쇼를 앞세워 2대1로 승리하며 연패의 충격에서 탈출했다.
홍 감독의 입가에도 모처럼 미소가 번졌다. 그는 "경기를 통해 이동경의 폼을 올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부담은 있었지만 예전의 모습을 계속 모니터링했고, 피지컬적인 측면도 체크했다. 준비한 세트피스에서 득점을 해 큰 힘이 될 것 같다. 본인이 컨디션을 올리는데 있어서도 좋은 득점이었다"고 반색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이동경도 중압감에서 벗어났다. 그는 "우승이라는 목표 하나만 가지고 돌아왔다"고 했다. 또 "선수들이 챔피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는 것을 보고 있다. 끝까지 힘을 합쳐 노력한다면 당연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절대 1강' 울산이 새로운 동력을 얻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