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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토트넘이 극장승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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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4-2-3-1 시스템을 꺼내들었다. 히샬리송이 아닌 손흥민을 최전방 원톱으로 기용했다. 앞선 3번의 경기에서 모두 왼쪽 날개로 나섰던 손흥민은 조력자 모드에 충실했다. 맨유와 본머스전에서는 무려 4개의 키패스를 기록하며,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역시 아쉬운 것은 골이었다. 손흥민의 장점은 역시 양발을 활용한 정교하고 강력한 슈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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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을 위한 리허설에 불과했다. 손흥민은 전반 16분, 후반 18분, 후반 21분 연달아 득점포를 가동하며 번리를 제압했다. 첫 골은 특유의 스프린트로 공격 기회를 창출했다. 솔로몬과 침착하게 패스를 주고 받으며 상대를 흔들었다. 손흥민은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 2명을 완전히 농락하는 그림같은 오른발 칩샷으로 골문을 갈랐다. 손흥민은 후반 18분 솔로몬의 패스를 받아 또 한번 침착한 슈팅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3분 뒤에는 포로의 패스를 깔끔한 왼발슛으로 득점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적절한 침투와 마무리가 빛났던 골이었다. 모두가 작품같았던, 손흥민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환상골이었다.
사실상 희비는 엇갈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해트트릭으로 임무를 완수한 손흥민을 후반 27분 히샬리송과 교체하며 휴식을 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꼭 껴안으며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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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해트트릭으로 롤모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까지 넘었다. 2015년 8월 토트넘에 입성한 손흥민은 EPL 통산 106호골을 기록했다. 103골의 호날두와 104골의 디디에 드로그바(은퇴)를 넘어섰다. 그는 토트넘 출신인 대런 벤트와 함께 공동 30위에 자리했다. 라이언 긱스(109골), 피터 크라우치(108골), 폴 스콜스(107골)도 가시권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해리 케인의 대체자를 영입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손흥민"이라며 "그는 중앙이든, 측면이든 모든 특징을 갖고 있다. 그는 어떤 시스템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다. 우리가 플레이하는 방식에서 그는 이상적"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손흥민을 최전방에 기용할 것을 시사했다.
손흥민도 미소였다. 그는 "번리 원정은 항상 어렵다. 우리는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강하게 반격했다"며 "내가 주장이지만, 주변에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 그들이 나를 많이 도와준다"고 웃었다.
그는 또 "내 역할은 아주 쉽다. 늘 모범이 되려고 노력하고, 미소지으려 한다. 경기장 안팎에서 책임감을 가지려 한다"며 "3골 중 어느 하나를 고르기 어렵다.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승점 3을 얻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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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같은 날 해트트릭을 달성한 홀란드와 퍼거슨과 함께 최전방 공격수로 이름을 올렸다. 한 라운드에서 세 명의 선수들이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은 무려 28년 만이다. 미드필드진에는 손흥민의 새로운 파트너 제임스 메디슨(토트넘)을 필두로 루카스 파케타(웨스트햄), 라이스, 빌리 길모어(브라이턴)이 선정됐다. 파케타는 루턴타운전에서 맹활약을 펼쳤고, 길모어는 1도움을 기록했다.
수비진은 조 고메스(리버풀), 윌리 볼리, 워럴(이상 노팅엄)이 뽑혔다. 시어러는 "고메스의 플레이는 흠잡기가 어렵다. 인상적인 경기력이었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골키퍼는 조던 픽포드(에버턴)다. 시어러는 이주의 감독으로 토트넘의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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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란과 퍼거슨이 나란히 손흥민과 최전방 공격수로 이름을 올렸다. 미드필드진에는 토트넘의 새로운 '마법사' 메디슨이 뽑혔다. 맨유전 승리 주역 라이스, 마르틴 외데고르(이상 아스널), 도미닉 소보슬라이(리버풀)가 나머지 자리를 채웠다.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커트 주마(웨스트햄), 조 워럴과 함께 스리백을 구성했다. 손흥민과 메디슨, 로메로까지 토트넘의 주장단이 모두 이주의 팀에 뽑히는 기염을 토했다. 슈퍼세이브를 선보인 픽포드가 이주의 골키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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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토트넘이 한 단계 레벨업을 향해 가는 중요한 단계에 왔다"며 토트넘의 새로운 변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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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달라진 토트넘에 대해서도 칭찬을 했다. 그는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지휘와 함께 매우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토트넘의 득점은 어느 시점에서 감소할 수도 있지만 현재 토트넘은 매우 위협적이다. 토트넘이 수비진을 강화할 수 있다면 훌륭한 시즌을 보내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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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랭킹 2위는 브라이턴의 에반 퍼거슨, 3위는 맨시티의 엘링 홀란드였다. 지난 라운드까지 파워랭킹 1위에 올랐던 손흥민의 새로운 짝꿍 제임스 메디슨은 4위까지 순위가 내려갔다. 웨스트햄의 재로드 보웬, 아스널의 데클란 라이스, 브라이턴의 미토마가 뒤를 이었다. 미토마는 2주 연속 7위에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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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방에는 손흥민, 퍼거슨과 함께 레버쿠젠의 빅터 보니페이스가 뽑혔다. 보니페이스는 다름슈타트와의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했다. 미드필드에는 메디슨, 솔로몬과 함께 사비 시몬스(RB 라이프치히), 르로이 사네(바이에른 뮌헨)가 선정됐다. 수비진은 알레산드로 바스토니(인터밀란), 주마, 줄스 쿤데(바르셀로나)가 뽑혔고, 골키퍼는 알렉산더 뉘벨(슈투트가르트)이 선정됐다.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 사이에서도 손흥민의 활약은 인정을 받았다. 퍼거슨, 보니페이스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평점을 받았다. 손흥민은 9.96점의 퍼거슨, 9.68점의 보니페이스의 뒤를 잇는 9.61점을 받았다. 손흥민 밑으로는 솔로몬(8.96점), 메디슨(8.89점), 쿤데(8.82점), 사네(8.77점) 등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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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토트넘 유니폼과 함께한 5번의 해트트릭! 손흥민이 기록한 모든 해트트릭을 즐겨라!'는 코멘트와 함께 손흥민이 완성했던 모든 해트트릭을 소개했다. 이 영상은 동료들의 축하 속 많은 화제를 모았다.
토트넘은 겹경사를 맞았다. 메디슨은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달의 감독상을 받았다. 최고의 분위기 속 셰필드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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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필드는 3-5-2로 맞섰다. 카메론 아처와 올리버 맥버니가 투톱으로 나섰다. 루크 토마스와 제이든 보글이 좌우에 섰고, 제임스 맥아티, 구스타보 하머, 비니시우스 데 소우자 코스타가 중원을 구성했다. 잭 로빈슨, 크리스 바샴, 아넬 아흐메드호지치가 스리백을 이뤘다. 웨스 포드링엄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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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도 아쉬웠다. 손흥민은 이날 80분을 소화하며 29번의 터치를 했다. 16번의 패스를 성공시켰다. 성공률은 89%. 키패스는 없었다. 슈팅은 3번. 유효슈팅 1번, 빗나간 슈팅 2번이었다. 드리블 성공도 없었다. 수비에서는 3번의 지상 경합 시도 중 1번 성공, 2번의 공중볼 경합 중 1번 성공을 기록했다. 후스코어드닷컴에서는 팀내 가장 낮은 6점의 평점을 받았다. 소파스코어에서는 두번째로 낮은 6.8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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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분 유려한 패스 후 오른쪽으로 볼이 연결됐다. 쿨루셉스키가 왼발로 크로스를 보냈다. 손흥민을 넘어 사르에게 연결됐다. 사르의 헤더는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1분 뒤에는 메디슨이 오른쪽에서 코너킥을 올렸다. 로메로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떴다. 18분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비수마가 아크 정면에서 쿨루셉스키의 패스를 받았다. 순간적인 스피드로 수비 3명을 한번에 제쳤다. 골키퍼와 맞섰다. 하지만 슈팅은 골키퍼에 막혔다.
20분 손흥민이 장기를 발휘했다. 솔로몬의 패스를 받아 아크 왼쪽 대각선에서 볼을 잡았다. 특유이 오른발 감아차기슛을 시도했다.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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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분에는 솔로몬이 멋진 솔로플레이를 펼쳤다. 왼쪽에서 돌파하며 중앙까지 이동했다. 오른발슛을 시도했다.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손흥민이 강력한 압박으로 상대 실책을 유도했다. 32분에는 메디슨이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와 충돌 후에 쓰러졌다. 하지만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33분에는 메디슨이 아크 정면에서 왼발슛을 날렸다.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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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비수마와 메디슨이 볼을 주고 받다, 메디슨에 한순간 뒷공간에 볼을 보냈다. 포로가 잡으려고 뛰어들어갔지만, 발에 닿지 않았다. 셰필드는 전반 종료 직전 판더벤의 실수를 틈타 코너킥을 얻었다. 하머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맥버니가 노마크에서 헤더로 연결했다. 다행히 골키퍼 정면이었다. 결국 전반은 0-0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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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분 손흥민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우도지에게 볼이 향했다. 킥이 뒤로 흘렀고, 손흥민이 뛰어들며 왼발슛을 시도했다. 수비 맞고 나왔다. 토트넘이 계속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15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로메로가 헤더로 연결했다. 빗나갔다. 이어 압박에 성공한 토트넘은 상대 볼을 뺏었다. 솔로몬의 슈팅은 골대를 벗어났다.
토트넘은 셰필드의 강력한 수비에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19분 비수마가 아크 정면에서 돌파에 나섰다. 상대 수비에 밀려 넘어졌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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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분 셰필드가 기회 한번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셰필드가 왼쪽에서 롱스로인을 했다. 중앙을 넘어가 뒤로 바운드가 됐다. 하머가 뛰어들며 왼발슛을 날렸다. 비카리오를 지나 골대를 맞고 그대로 골라인을 넘었다.
일격을 맞은 토트넘이 총공세에 나섰다. 라인을 더욱 올려,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33분 쿨루셉스키가 솔로몬에게 찔러줬지만, 막혔다. 토트넘이 변화를 줬다. 34분 손흥민, 사르, 솔로몬이 빠지고 존슨, 히샬리송, 페리시치가 나섰다. 존슨은 이날이 토트넘 데뷔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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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시간은 무려 12분이나 주어졌다. 셰필드는 이날 시간을 끄는 행위를 여러차례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메르송과 에밀 피에르 호이비에르를 투입하는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호이비에르가 중앙으로 띄워준 볼을 페리시치가 헤더로 연결했다. 수비에 막혔다.
97분 결국 동점골이 터졌다. 페리시치가 왼쪽에서 코너킥을 올렸다. 히샬리송이 노마크서 헤더를 했다. 그대로 셰필드 골망을 흔들었다. 히샬리송의 시즌 첫 골이었다. 히샬리송은 최근 브라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5개월은 악몽 같았다. 이제 다 해결됐다. 토트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는데, 바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기세가 오른 토트넘은 기어코 승부를 뒤집었다. 100분쿨루셉스키의 역전골이 터졌다. 우도지의 압박으로 볼을 뺏었다. 호이비에르, 메디슨에게 연결됐다. 히샬리송이 내준 볼을 쿨루셉스키가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기어코 승부를 뒤집었다. 막판 맥버니의 퇴장까지 겹치며, 토트넘은 기적같은 역전승에 성공했다. 1965~1966시즌 이후 최고의 스타트를 보인 토트넘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