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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역시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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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으로 지난 시즌에는 8위에 머물며, 유럽챔피언스리그는 커녕, 유로파리그, 심지어 유로파 컨퍼런스리그까지 나서지 못했다. 말그대로 최악의 시즌이었다. 당연히 시즌 종료 후 케인의 거취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케인의 계약기간은 내년 여름까지였다. 케인 입장에서는 팀을 떠날 수 있는 적기였고, 토트넘 입장에서는 이적료를 벌어들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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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이 세번째 제안을 건냈다. 독일 스카이스포츠는 '바이에른이 토트넘에 1억유로, 8600만파운드(약 1440억원)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스카이스포츠는 '바이에른은 금요일까지 답을 달라고 했다. 만약 토트넘에서 거절할 경우 깨끗하게 포기할 계획'이라고 했다. 바이에른은 케인에게 5년간 연봉 1275만유로, 약 183억원까지 제시했다. 그럼에도 토트넘이 흔들림이 없자, 결국 토트넘이 원하는 규모를 맞췄다. 독일 빌트에 따르면 바이에른은 기본 이적료 1억유로에 보너스 2000만유로를 포함한, 1억2000만유로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174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제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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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은 결국 지난달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케인과 계약했다. 기간은 2027년 6월 30일까지'라며 '등번호는 9번'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케인의 영입을 타진한 뮌헨의 얀크리스티안 드레센 대표이사는 "오래 걸렸지만 케인이 구단 유니폼을 입게 돼 우리 모두 행복하다"며 "케인은 처음부터 우리가 꿈꾸던 그 선수였다"고 반겼다. 케인도 구단을 통해 "바이에른은 세계 정상급 클럽이다. 난 항상 최고 수준에서 경쟁하면서 내 역량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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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밀리고 있었지만 레비 회장은 흔들림이 없었다. 이적료를 높이기 위한 작업을 이어갔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미국 휴가를 즐기기도 했다. 바이에른이 발을 빼려는 순간도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협상은 계속됐다. 바이에른은 레전드들을 동원해, 토트넘을 계속 압박했다. 영국 레전드들도 케인을 보내는게 맞다는 여론을 만들었다. 바이에른은 마지막으로 레비 회장이 원하는 금액을 맞춰줬다. 이적이 현실화 되는 순간에도 레비 회장은 마지막 몽니를 부렸다. 하지만 결국 케인은 바이에른 유니폼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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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떠나야 할 때라는 걸 느꼈다. 새 감독과 선수들이 트로피를 위해 싸우는 데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모두에게 행운이 있고 토트넘이 성공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이것은 모든 토트넘 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우리가 함께 했던 순간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작별은 아닐 것이다. 정말 고맙고 다시 만나길"이라며 인사를 전했다.
케인은 바이에른 이적 후 곧바로 라이프치히와의 슈퍼컵에 출전했다. 바이에른의 완패로 케인은 또 다시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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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환상의 호흡을 과시했다. 케인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공식전 435경기에 출전, 280골을 터뜨린 구단 사상 최고 골잡이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의 주장으로, 리그에서만 213골을 넣어 이 부문 역대 2위에 올라 있다. 한국 축구의 간판 손흥민과 2015~2016시즌부터 함께 뛰며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남을 정도로 눈부신 호흡을 과시해왔다.
8시즌 동안 서로의 득점을 도우며 총 47골을 합작했다. 손흥민이 24골, 케인이 23골을 넣었다. '손-케 듀오'는 EPL 최다골을 합작한 역사상 최고의 듀오다. 두 사람은 지난해 2월 첼시의 레전드 프랭크 램파드와 디디에 드록바(36골) 콤비를 제치고 최다 EPL 합작골 기록을 경신했다. 이런 활약 덕에 지난달 11일에는 영국 공영방송 BBC로부터 리그 역사상 최고의 골잡이 듀오라는 평가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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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첫 5경기에서 4승1무를 기록 중이다. 지난 번리전에서는 손흥민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5대2 대승을 거뒀다. 5대2 대승은 2020년 10월 맨유를 상대로 6대1로 승리한 이후 가장 큰 점수차 원정 승리였다. 이어 펼쳐진 셰필드전에서 추가시간에만 두 골을 넣은 토트넘은 거짓말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토트넘은 1966~1967시즌 이후 최고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제임스 메디슨은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연상케 하는 활약을 펼치며 이달의 선수상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같은 능력을 인정받아 이달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케인 역시 바이에른에서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최근 "바이에른에서 뛰는 것은 토트넘과 비교하면 확실히 부담감이 크다. 토트넘에서도 이기고 싶었지만, 연승이 없다고 해도 재앙은 아니었다. 하지만 바이에른에서는 모든 경기를 이겨야 한다"는 발언으로 토트넘 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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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