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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수원 삼성이 그야말로 죽다 살아났다. 경기 내내 굳어있던 염기훈 수원 감독대행의 표정은 어느샌가 밝아져있었다.
염 대행은 "다행이라기보단 너무 기쁘다. 꼭 필요한 승리였다. 선수들이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는 모습들을 봤다. 내가 뭘 한 게 없었다. 선수들이 이뤄낸 승리다. 선수들에게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모를 정도로 너무 잘해줬다"고 승리 소감을 말했다.
수원은 전반 14분만에 대형 변수와 맞딱뜨렸다. 일본 출신 미드필더 카즈키가 공과 상관없이 상대 선수를 밀쳐 다이렉트 퇴장을 당한 것. 염 대행은 "너무 당황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이었다. 카즈키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 "축구에서 퇴장은 언제든 나올 수 있지만, 경합 상황이 아닌 오늘같은 모습으로 퇴장을 당하면 안된다. 모든 선수가 오늘같은 퇴장은 안 될 거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승골을 뽑은 2004년생 특급 김주찬에 대해선 "어린 나이에 저 정도의 결정력과 자신감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선발로 뛰든, 교체로 뛰든, 자기몫을 해주고 승리를 가져와준 점에 대해선 선배들도 본받아야 한다. 드리블을 할 때와 패스를 주고 뛰는 움직일 때를 익힌다면 지금보다 더 무서운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은 25일 오후 4시30분 '슈퍼매치 라이벌' FC서울 원정에서 37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 자동 강등을 피하기 위한 싸움을 최종전으로 끌고 가기 위해선 서울을 반드시 꺾어야 한다. 선수로 수없이 많은 슈퍼매치를 경험해 누구보다 슈퍼매치의 의미를 잘 아는 염 대행은 "일단은 공격수들의 자신감을 찾은 게 중요하다"며 슈퍼매치 때에도 공격수들에게 과감한 슈팅을 주문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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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는 이날 패배로 승점 32점에 머물며 잔류 마지노선인 9위 제주(40점)와 승점차가 8점으로 벌어져 다이렉트 잔류에 실패했다. 또한 자동 강등권인 최하위 수원과 승점차도 3점으로 좁혀져 강등 플레이오프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김도균 수원FC 감독든 "결국 끝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다. 3점(수원)과 2점(강원)으로 줄었다. 팬들께 죄송하다. 유리한 상황에서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수비쪽 미스가 있었다. 후반에 두 선수를 교체했는데 미스가 있었던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해선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부상 징후를 보인 핵심 미드필더 이영재에 대해선 "무릎 쪽 부상인 것 같다.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는데,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