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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감동으로 물든 후아힌, 17년 만에 태국 찾은 전북이 전한 특별한 사랑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5-01-22 11:16 | 최종수정 2025-01-22 11:20


"우리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감동으로 물든 후아힌, 17년 만에 태국 …
◇사진제공=전북 현대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꺼꾼캅! 전북!"

태국 후아힌이 감동으로 물들었다.

전북 현대는 지난 20일(한국시각) 특별한 활동에 나섰다. 후아힌 특수교육학교(Hua Hin Special Education School)를 찾아 학생들에게 자전거와 축구공, 책, 간식거리 등 기부품을 전했다. 이 중 자전거는 후아힌에서 동계 전지훈련 중인 선수들이 직접 조립해 의미를 담았다.

지난 2일 후아힌에 도착한 전북 선수단은 거스 포옛 감독의 지휘 하에 하루 2회씩 훈련하며 새 시즌 성공 담금질을 펼쳐왔다.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 나락으로 떨어졌던 굴욕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 그러나 거듭되는 훈련과 무한 경쟁은 체력 뿐만 아니라 정신적 피로도 가중시킬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전북 프런트가 묘수를 냈다. 워크숍으로 훈련에 지친 선수들이 숨을 돌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다. 하지만 또 고민이었다. 단순히 놀고 즐기기만 하는 것으로는 의미가 없다고 봤다. 훈련 기간을 함께 한 지역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무언가를 담고자 했다. 유소년 축구 클리닉, 봉사활동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됐다. 이런 전북의 고민을 접한 후아힌 인터콘티넨탈호텔 측이 특수교육학교 기부 프로그램을 소개했고, 전북과 손을 잡고 함께 기부품을 보태기로 했다.

전북 선수단은 20일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체육관으로 모여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선수단이 조별로 나뉘어 자전거를 완성하는 '조립 대회'를 열었다. 훈련과 경쟁으로 지쳤던 선수들은 오랜만에 피치, 축구공이 아닌 체육관 바닥에서 렌치를 잡고 구슬땀을 흘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경쟁 속에 못다한 이야기 꽃과 웃음이 피어오른 건 당연지사. '팀 빌딩'으로 명명된 선수단 워크숍은 이색적인 자전거 조립 대회를 통해 톡톡한 시너지 효과를 누렸다는 후문.


"우리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감동으로 물든 후아힌, 17년 만에 태국 …
◇사진제공=전북 현대

"우리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감동으로 물든 후아힌, 17년 만에 태국 …
이렇게 완성된 자전거 5대는 학용품, 축구공, 간식 등과 함께 후아힌 특수교육학교에 전달됐다. 포옛 감독을 비롯해 주장 박진섭과 이승우 이영재 송범근 김영빈이 함께 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통해 익숙한 전북 선수단이 직접 자전거를 조립해 직접 방문하자 학교 측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큰 고마움을 전했다.

박진섭은 "힘든 전훈 기간이지만 직접 만든 자전거를 아이들에게 전달하며 따뜻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시간 이었다"며 "어린 친구들에게 온정을 베풀 수 있어 행복했다. 아이들이 지내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태국은 K리그의 새로운 요람으로 자리매김 했다.

올해 15팀이 태국에 캠프를 차렸다. 전북을 비롯해 광주FC(코사무이), 대구FC(치앙라이-치앙마이),대전하나시티즌(방콕), 수원FC(파타야·방콕), FC안양(촌부리), 전북(후아힌·방콕), 포항(후아힌)이다. 2부 구단은 경남FC, 부산 아이파크, 부천FC, 성남FC, 인천 유나이티드, 충남아산(이상 치앙마이), 서울이랜드, 수원 삼성, 전남 드래곤즈, 충북 청주(이상 방콕) 안산 그리너스(촌부리) 등 1, 2부 가리지 않고 태국에서 담금질을 펼치고 있다. 따뜻한 기후에 싼 물가, 이전보다 좋아진 훈련 여견이 발길을 이끈 배경. 현지 훈련 팀이 많아지고 태국 팀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연습경기도 한결 수월해졌다는 평가다.

이런 K리그 팀들의 방문에 태국 현지에서도 큰 관심을 갖는 눈치. 국제 무대를 통해 K리그를 접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 한국인 지도자들의 동남아 진출 및 성공 가도로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과 인기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각 팀의 태국 방문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까지 뚜렷하다는 점에서 반색하고 있다.

전북이 태국을 찾은 건 2008년 이후 17년 만. 생소할 수밖에 없는 현지 여건 속에서도 의미 있는 활동을 펼쳤다. 단순 방문, 훈련에 그치지 않고 현지 사회에 공헌하는 아름다운 활동까지 더해지는 건 K리그 뿐만 아니라 기업, 국가 이미지 제고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우리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감동으로 물든 후아힌, 17년 만에 태국 …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우리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감동으로 물든 후아힌, 17년 만에 태국 …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은 22일 후아힌에서의 훈련 일정을 마무리 한다. 방콕으로 이동해 23일부터 내달 4일까지 실전 위주 담금질을 펼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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