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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제2의 양민혁'이 탄생하는 걸까.
서울 문전 왼쪽에서 벌어진 혼전 상황. 수비수 김주성이 걷어내려던 찬 볼이 빗맞으면서 김준하에게 향했다. 김준하는 볼을 잡은 뒤 곧바로 슛을 때릴 듯 하더니, 이내 한 템포를 접어 치고 나간 뒤 낮게 깔리는 왼발슛으로 연결했다. 서울 골키퍼 강현무가 몸을 날렸지만, 니어 포스트 구석으로 향한 슈팅은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제주 18세 이하(U-18) 유스팀 출신인 김준하는 지난해 숭실대에 진학, 대학축구 U리그 13경기에서 7골을 기록하며 주목 받았다. 제주 유스 우선지명으로 올해 프로 무대를 밟았다. 당초 적응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김학범 제주 감독은 개막전부터 김준하를 선발로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결승골과 승리로 이 선택은 보기 좋게 들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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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는 지난해 양민혁(현 토트넘)이라는 역대급 재능의 활약을 목도한 바 있다. 고교생 신분으로 프로 무대에 뛰어 들어 쟁쟁한 선배들을 뚫고 골망을 가르는 그의 활약 속에 소속팀 강원FC도 비상했다. 양민혁은 시즌을 마친 뒤 '국가대표팀 캡틴' 손흥민이 뛰는 토트넘 홋스퍼에 입단하면서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프리미어리그행의 결실을 맺었다.
개막전에서 승리한 제주지만, 전망은 엇갈린다. 김학범 감독 2년차를 맞아 갖춰진 짜임새가 이변을 만들 것이라는 기대와 타팀에 비해 스쿼드 뎁스가 약하기에 장기 레이스에서 결국 처질 것이란 우려가 공존한다. 결승포로 승리를 쏘아 올린 김준하의 활약상은 이런 제주에 새로운 희망의 빛이 될 만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