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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한국 최고재능'이 어쩌다 '잉여자원' 취급을 받게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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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름 이적시장이 한층 가까워지면서 다시 한번 내부 방침을 정리했고, 이에 따라 이강인 또한 '매각 불가'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어느 팀이든 일정한 수준의 이적료만 제시하면 이강인의 매각 협상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불과 2년 만에 팀내 위상이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다. 이강인은 2023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2200만유로(약 348억5000만원)의 이적료를 받고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PSG로 이적했다. 당시에는 '대박 이적'으로 평가받았다. 발렌시아와 마요르카 등 라리가 중하위권 구단에서만 뛰던 이강인이 단숨에 프랑스 리그1 최고 명문구단으로 이적하게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강인은 이적 첫 시즌부터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공식전 36경기에 출전해 5골 5도움을 기록하며 주전 도약 가능성을 보여준 이강인은 2024~2025시즌에는 초반부터 활발하게 경기에 나서며 지난 시즌보다 월등히 향상된 성적을 보여줬다. 리그에서만 6골, 6도움을 기록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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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에는 엔리케 감독의 총애를 받는 듯 했다. 중앙 미드필더와 오른쪽 윙어, 가짜 9번 공격수 등 다양한 포지션에 기용되며 말 그대로 '마당쇠' 처럼 그라운드를 누볐다.
하지만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활용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의 역량에 대해 점점 신뢰를 잃어가며 선발보다 교체 투입 횟수가 늘어갔다.
결정적으로 1월 이적시장에서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를 영입한 뒤로 이강인의 입지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여기에 데지레 두에의 급성장이라는 변수까지 더해지며 이강인은 엔리케 감독의 전술노트에서 완전히 지워지고 말았다.
결국 이강인은 팀의 주요 매치에서는 제외되고, 핵심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한 로테이션 경기에만 나타나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레퀴프는 이런 과정을 통해 PSG는 결국 이강인을 매각 대상으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시즌이 종료된 후 PSG가 이강인 측과 만나 향후 거취에 관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구단 내부적으로는 이미 이강인의 매각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PSG는 일단 이강인을 영입할 때 지불한 2200만 유로 이상이면 매각을 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당혹스러운 보도일 수 있다. 패기 넘치는 20대 초반의 선수가 불과 두 시즌만에 잉여 취급을 받아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나쁘게만 볼 것도 아니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라고 해도 팀내 전력 상황이나 감독의 전술적 방향성과 맞지 않으면 기회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애써 팀에 나마 성공 확률이 높지 않은 주전 경쟁에 매달리느니 차라리 자신을 적극적으로 원하는 팀으로 가서 더 많은 입지를 확보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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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G의 이강인 매각결정을 보도한 레퀴프도 '아스널은 올 여름 미드필더 보강을 위해 이강인을 꾸준히 관찰해왔다. 이강인의 왼발 킥 정확성과 연계 능력이 미켈 아르테타 감독의 전술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도 있다'고 전망했다. 과연 이강인이 자신을 홀대하는 PSG를 떠나 새 기회를 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