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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SON이 말한 인종차별? '3583분 혹사' 아킬레스건 닳도록 뛰었는데...'심지어 다이어도 있다' 바이에른도, 분데스도 SNS서 '김민재 패싱'

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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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06 09:50 | 최종수정 2025-05-06 09:58


이게 SON이 말한 인종차별? '3583분 혹사' 아킬레스건 닳도록 뛰었…
사진캡처=바이에른 유튜브

이게 SON이 말한 인종차별? '3583분 혹사' 아킬레스건 닳도록 뛰었…
사진캡처=분데스리가 유튜브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정말 인종차별일까.

바이에른 뮌헨과 분데스리가가 '괴물'을 외면했다. 바이에른은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가 우승을 차지했다. 32라운드 라이프치히 원정에서 3대3으로 비기며 자력 우승에 실패한 바이에른(승점 76)은 2위 레버쿠젠(승점 68)이 프라이부르크와 2대2로 비기며, 승점차를 8점으로 유지, 남은 2경기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 시즌 정상을 놓치며 12연패에 실패한 바이에른은 올 시즌 다시 정상을 탈환하며, 통산 34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중심에 김민재가 있었다. 2023년 여름 5000만유로에 나폴리를 떠나 바이에른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는 다소 부침이 있었던 첫 시즌을 넘어, 올 시즌 맹활약을 펼치며 바이에른 우승의 주역이 됐다. 라인을 바짝 끌어올려 공격적인 수비를 펼치는 새로운 전술 속 날개를 단 김민재는 뱅상 콤파니 감독의 신임을 한몸에 받았다. 다요 우파메카노와 중앙을 견고히 지켰다. 우파메카노, 이토 히로키, 알폰소 데이비스 등 부상자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수비라인의 버팀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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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부상으로 흔들리기 전 사실상 전경기 풀타임으로 뛰었다. 27경기를 소화하며, 바이에른의 리그 최소 실점에 크게 기여했다. 시즌 중반부터 아킬레스건 염증은 물론, 인후통,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면서도,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수비라인을 지켰다. 혹사의 아이콘이었다. 부상으로 실수가 늘어나며, 독일 언론의 집중 포화를 받기도 했지만, 김민재의 활약은 이견이 없었다. 김민재는 눈물 겨운 투혼 속 독일에서도 챔피언이 됐다.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에 이어 분데스리가까지, 유롭 5대 리그 두 곳에서 정상을 밟은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됐다.

하지만 우승의 감격을 한창 누려야 할 지금, 어이없는 논란이 발생했다. 바이에른은 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우승컵을 집으로 가져왔다'는 기념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의 썸네일에는 올 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끈 주축 선수들이 모두 포함됐다. 놀랍게도 김민재의 얼굴은 없었다. 활약도가 주관적이라고 하더라도, 출전 시간이 두번째로 많았던 선수가 제외된 것이다. 토마스 뮐러, 마누엘 노이어야 구단 간판이니 이해하더라도, 올 시즌 바이에른 선수 중 10명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잦은 부상에 시달린, 우파메카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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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해당 사진은 이미 바이에른 우승 이후 공식 SNS에 올라왔던 사진이다. 바이에른 공식 홈페이지에도 대표 사진으로 개재되어 있다. 여기서 일부 선수들로 간추린 사진을 썸네일로 사용했는데, 주전급 선수 중 김민재만 제외된 것이다. 팬들은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한국 팬들의 반발이 거셌다. 가뜩이나 김민재는 독일 언론의 잦은 공격을 받으며, '인종 차별' 의혹을 받았는데, 구단이 나서 그 의혹을 키운 꼴이 됐다. 결국 바이에른은 추후 썸네일을 수정했다. 김민재만 넣으면 의도적인 행동이었다고 의심받을까 두려웠는지, 많은 선수들을 포함된 썸네일로 교체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분데스리가 공식 유튜브 영상에도 김민재의 모습이 빠졌다. 바이에른의 우승 기념 노래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올린 이 영상에 바이에른 선수단의 모습이 그려졌는데, 여기서도 김민재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시즌 막판에서야 출전에 나선 '팀내 3번째 옵션' 에릭 다이어도 포함됐는데 말이다. 콘라트 라이머도 있었다. 13명 중 김민재가 없었다는 것은 의도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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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이 같은 논란의 배경에 '김민재가 올 시즌을 끝으로 바이에른을 떠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바이에른 1티어 기자로 불리는 플로리안 플라텐베르크가 자신의 SNS에 '바이에른이 적절한 제안이 올 경우, 올 여름 김민재를 팔 수 있다'는 글을 올리며, 이적설이 촉발됐다. 여전히 매력적인 수비력을 보이는 김민재를 향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첼시, 뉴캐슬, 맨유, 이탈리아의 유벤투스,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물론 김민재는 "팀에 남아 더 많은 활약을 펼치고 싶다"며 이적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이 해석에는 설득력이 없다. 다이어는 프랑스 리그1의 AS모나코 이적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적설이 있다고, 선수들의 기여도를 희석시킨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이번 논란은 유럽 축구계가 비서구권 출신 선수들에 대해 갖는 그릇된 인식이 투영된 결과에 가깝다. 특히 독일 무대는 더욱 심하다. 과거 손흥민은 한 행사에서 2018년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승리에 대해 "어릴 때 독일에서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게 생활했다. 인종 차별도 많이 당하고 정말 힘들었다"며 "언젠가는 꼭 갚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 사람들이 울고 있어서 위로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복수할 수 있어서 기억에 남는 경기"라고 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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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SON이 말한 인종차별? '3583분 혹사' 아킬레스건 닳도록 뛰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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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시즌 내내 편향된 인식과 싸웠다. 물론 콤파니 감독이 적극 옹호했지만, 좋은 경기를 펼친 가운데서도 형편없는 평점을 받기 일쑤였다. 부상을 알고 있음에도, 유독 가혹한 평가를 내렸다. 독일 언론, 레전드들 모두 마찬가지였다. 김민재는 마지막까지 바이에른을 위해 흘린 땀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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