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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갈짓자 행보였다. 하지만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의 '무관 굴욕'을 끊어낼 최고의 기회를 잡았다.
공교롭게도 맨유전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토트넘 100번째 경기다. 그는 21일 맨유전 공식기자히견에서 "내가 부임했을 때 클럽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클럽이 트로피를 향해 도전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르는 동시에 선수단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기 스타일을 바꾸는 그 과정을 최대한 고수하려고 노력했다"며 "그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내일 경기가 워낙 중요하다. 적어도 클럽에 트로피를 안겨주는 가장 중요한 임무를 완수할 기회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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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이브닝스탠더드'는 이런 상황을 두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영웅과 광대 사이를 오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불쾌한 기분을 숨기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나는 광대가 아니고 앞으로도 광대가 되지 않을 거다. 26년 동안 누구로부터도 특혜받지 않고 노력해 유럽 클럽대항전 결승에서 팀을 지휘하게 된 사람을 그런 식으로 묘사한 건 정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하더라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될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는 "난 큰 경기가 마지막 경기가 된 상황을 경험한 적이 많다. 호주 대표팀을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고 떠났고, 셀틱에서 우승하고 떠났고, 브리즈번에서 우승하고 떠났다"며 "난 훌륭한 가족과 훌륭한 삶을 살고 있다. 건강하고, 가족이 함께한다면 내 미래는 보장돼있다. 토트넘에서 아직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더 성장할 여지가 있고, 그게 현실화하는 걸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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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손흥민은 이날 선수 대표로 공식기자회견에 등장했다. 그는 "정말 특별하고 역사적인 순간이 될 거다. 나는 10년 동안 여기 있었지만 그동안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꼭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며 "내일은 클럽과 선수들은 물론 나에게도 당연히 큰 날이 될 것"이라고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에게 큰 기대를 드러냈다. 그는 "손흥민이 복귀하게 돼 정말 기쁘다. 부상했을 때 얼마나 오래 경기에 나서지 못할지 몰라서 조금 걱정했지만, 복귀를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며칠 전 손흥민이 60~70분 정도 뛰는 모습을 보고 정말 기뻤다. 날카로움이 다시 돌아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며 "그는 팀에 정말 중요한 선수이고, 리더로서도 정말 중요하다. 이 클럽에서 정말 중요한 인물이고, 그의 커리어에 걸맞은 트로피를 줘야 한다는 것은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에게 큰 동기 부여이자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발부상으로 한 달동안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는 지난달 11일 프랑크푸르트와의 유로파리그 8강 1차전 이후 자취를 감췄다. 손흥민은 EPL 4경기, 유로파리그 3경기 등 7경기에 결장했다. 그는 한 달만인 11일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EPL 36라운드에서 복귀했다. 교체 출전으로 예열을 했다. 17일 애스턴빌라와의 EPL 37라운드에서 9경기 만에 선발 출전하며 유로파리그 결승전 출격 채비를 마쳤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지구 반대편에서 온 선수다. 아시아 출신 선수가 세계 최고 리그인 EPL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손흥민에게 트로피를 안겨주는 것으로 마무리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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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도, 우리 모두도 아직 해야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손흥민은 UCL 결승전에서 이 자리를 지켜본 경험이 있다. 그가 그 경험을 선수들에게 물려줄 거라고 확신한다"고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손흥민은 2015년 8월 토트넘에 둥지를 틀었다. 10년이 흘렀다. 하지만 무관에 울고 있다. 2018~2019시즌에는 UCL 결승, 2020~2021시즌에는 리그컵 결승에서 좌절했다.
손흥민은 "지금 우리 팀이 처한 상황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할 때는 아니다. 리그에서 부진한 시즌을 트로피 하나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