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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중앙일보 인터뷰에 따르면 1950년대부터 축구 A매치(국가대표팀 경기)를 보러 다녔을 만큼 축구광이었다.
1983년 프로축구가 생긴 뒤 경기를 관람하려고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다가 박주영 선수 팬이 됐다. 고인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2004년 10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축구대회 결승에서 박주영 선수가 중국 선수 다섯 명을 올챙이 몰듯 몰고 다니다가 골을 넣었잖습니까. 그 장면을 보고 심장이 뛰었어요. '야, 우리나라에도 저런 선수가 나왔구나' 감탄을 하면서 곧바로 팬이 됐죠"라고 말했다.
박주영이 2005년 FC서울에 입단하자 서포터스('수호신')로 가입했고, A매치 해외 원정까지 따라나서면서 '박주영 할아버지'라는 별명을 얻었다. 박주영이 AS 모나코에 입단한 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A매치가 열렸을 때는 AS 모나코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러 간 적도 있다. 2006년 독일 월드컵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도 현지에서 관람했다.
마지막으로 관람한 축구 경기는 지난해 7월 강원도 태백에서 열린 제60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이었다. 붉은악마에서 활동하는 고금영씨는 "한참 더운 여름에 태백에 다녀오신 뒤 쓰러져서 병원에 입원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1월23일 박주영의 은퇴 경기는 볼 수 없었다. 박주영은 지난해 9월14일 인스타그램에 "장종수 할아버지께서 많이 편찮으신 상태"라며 "인연이 있으신 분들께서는 예약하시고 방문하시면 면회도 가능하니 꼭 찾아주셔서 할아버지께 힘을 주시고 건강이 회복 될수 있도록 마음으로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린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직계 가족이 없는 고인은 무연고 장례를 치르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권태열씨 등 지인들은 서울 서초구에서 권씨가 운영하는 '옛골토성 청계산점' 부근 잔디밭에 고인의 분향소를 차릴 생각이다. 네이버 밴드에도 '붉은악마 (고) 장종수 어르신 온라인 추모'라는 온라인 추모 공간을 마련했다.
붉은악마 회원인 이병엽씨는 "대한축구협회에서 최고령 서포터의 추모 공간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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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