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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런 억지가 없다.
카스트로프는 기대에 100% 부응했다. 7일 미국전에서 교체투입돼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카스트로프는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수비 진영에서의 간결한 연계와 수비, 공격 진영에서는 압박과 재빠른 움직임이 돋보였다. 중원에서 쉬지 않고 움직이는 활동량과 공을 받기 위한 꾸준한 오프더볼 움직임도 인상적이었다. 후반 37분 직접 드리블을 통해 중원에서 탈압박과 공격 전개까지 시도하는 장면은 팬들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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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주전감'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왕성한 활동량, 빠른 스피드, 투지넘치는 플레이는 기본이고, 볼을 지켜내는 능력도 뛰어났다. 멕시코는 전반 초반 주도권을 잡았지만, 카스트로프가 전반 9분 경기 양상을 돌려놓았다. 배준호의 슈팅이 선제골로 이어졌다면 전혀 다른 흐름으로 전개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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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은 선수 보호차원에서 카스트로프를 전반만 활용했다. 태극마크가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그는 다음달 브라질(10일), 파라과이(14일)와의 친선경기를 통해 국내 무대에서 첫 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카스트로프는 "선발로 들어가게 돼 매우 영광스러웠다. 좀 더 뛸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기도 하다"며 "목표는 감독님의 선택을 받아서 대표팀에 다시 오는 것이다. 브라질이라는 강팀을 상대로 한국에서 또 뛰게 된다면 기분이 남다르고 또 상당히 기쁠 것 같다"고 또 다른 내일을 바랐다.
헌데 빌트가 이같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빌트는 '월드컵의 꿈 대신 이제 묀헨글라트바흐에서 주전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카스트로프는 A매치 기간 동안 헤라르도 세오아네 감독에게 자신을 어필 할 좋은 기회를 놓쳤다. 샬케와의 친선 경기는 물론, 일요일 베르더 브레멘과의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 원정에 따른 시차 적응으로 인해 카스트로프는 금요일까지 훈련에 복귀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카스트로프가 월드컵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10월과 11월 A매치에 나설 경우에는 아시아로의 장거리 이동까지 해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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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커는 묀헨글라트바흐와 브레멘 경기의 선발 명단을 예상했는데, 카스트로프는 선발이 아닌 벤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열린 두 경기에서도 카스트로프는 모두 교체로 출전했다. 3경기 연속 교체 출전이 유력해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묀헨글라트바흐의 반응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이다. 롤란트 피르쿠스 묀헨글라트바흐 단장은 카스트로프를 옹호했다. 그는 "카스트로프는 어린 선수다. 분데스리가에서 젊은 선수들이 실수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우리는 그를 전혀 비난하지 않는다. 그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은 학습 과정이며, 카스트로프가 이를 잘 해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결국 모든 것은 카스트로프 하기에 달려 있다. 그가 이번 A매치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묀헨글라트바흐의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다. 반면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대표팀과 멀어질 수도 있다. 이게 당연하 프로의 이치다. 국적을 바꿨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