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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울산, 강등권으로 추락…신태용 폭행 논란에 홍역까지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프로축구 2025시즌 K리그1의 두 거함 전북 현대와 울산 HD의 운명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PO)로 내몰리며 '난파선'으로 전락한 전북은 '절대 1강'의 위용을 회복하며 4시즌 만이자 통산 10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덜랜드 사령탑 출신의 거스 포옛 감독을 선임한 게 '신의 한 수'였다.
워낙 전북이 처한 상황이 안 좋았기에 포옛 감독이 지난해 12월 부임하며 내세운 목표는 '우승'이 아닌 '순위를 드라마틱하게 끌어올리는 것'에 불과했다.
2024시즌과 비교해 선수단에 큰 변화가 없었기에 곧바로 우승을 달성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이는 게 사실이었다.
개막전 승리 뒤 4경기(2무 2패) 연속 무승에 그치며 11위로 내려앉았을 때만 해도 전북의 우승을 예상한 이는 없었을 터다.
하지만 전북은 대단한 기세로 반등했다.
5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부터 26라운드 대구FC전까지 무려 22경기(17승 5무) 무패를 기록했다. 이는 K리그 최다 무패 부문 공동 3위에 해당한다.
그러더니 무려 5경기나 남겨놓고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여기에 더해 광주FC와의 코리아컵에서도 우승해 '더블'(2관왕)을 이뤄냈다.
시즌 초반 위기 국면에서 과감하게 수비 위주의 실리 축구를 선택한 포옛 감독의 결단력과 스타 선수들을 한데 묶은 '캡틴' 박진섭의 리더십이 빛났다.
이에 반해 지난 시즌까지 리그 3연패를 이뤄냈던 울산은 제대로 내리막길을 탔다.
여름에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출전한 것이 결과적으로 '독'이 됐다.
클럽 월드컵에서 3전 전패로 탈락하며 실패를 맛본 가운데 이 대회를 준비하면서 이식한 스리백 수비라인이 팀에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해 K리그1 무대에서도 계속 발목을 잡혔다.
하위권을 전전하던 울산은 위기 탈출을 위해 김 감독과 결별하고 한국과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낸 신태용 감독에게 8월 초 지휘봉을 맡겼으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10월 초 논란 속에 신 감독과 계약을 해지하고 노상래 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잔여 시즌을 마쳤다.
승강 PO로 몰릴 위기에서 최종 38라운드까지 가서야 가까스로 잔류 마지노선인 9위를 확정해 가슴을 쓸어내렸다.
울산은 가뜩이나 최악의 상황에서 신 감독과 선수단 사이의 갈등이 신 감독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공개되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러야 했다.
신 감독이 베테랑 센터백 정승현의 뺨을 때리는 등 폭행과 폭언을 했다는 의혹을 두고는 대한축구협회에서 조사 절차를 개시했다.
전북도 웃기만 하며 시즌을 마친 건 아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는 인종차별 행위가 맞는다며 타노스 코치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전북은 8일 계약기간이 내년까지인 포옛 감독과 일찍 결별한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포옛 감독이) 타노스 코치의 사임으로 심리적 위축과 부담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결국 전북과 울산 모두 새 사령탑을 찾아야 하는 처지가 돼 두 빅클럽이 펼칠 한겨울 감독 영입전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포옛 감독의 성공으로 그간 국내 감독들이 득세하던 프로축구판에서 외국인 감독의 인기가 올라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다른 아시아 리그에 비해 상업적 규모가 작은 K리그의 구단들이 전력 상승에 도움을 줄 만한 좋은 감독을 데려오는 게 쉽지만은 않을 거로 보인다.
지나치게 세징야 등 외국인 공격진에 의존하는 축구가 한계에 봉착한 대구FC는 최하위에 그쳐 K리그2로 '다이렉트 강등'되는 아픔을 맛봤다.
승강 PO에서는 K리그1 10위 수원FC가 K리그2 3위 부천FC에 패해 강등되고, 도리어 순위가 11위로 한 계단 낮았던 제주SK FC가 K리그2 2위 수원 삼성을 물리치고 잔류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로써 '수원 더비'가 2026시즌에는 K리그2에서 펼쳐지게 됐다.
2007년 창단한 시민구단 부천은 처음으로 K리그1에서 경쟁하게 됐다.
ahs@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