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K리그 현역 최고 수비수이자 전북 현대 레전드인 홍정호가 팀을 떠나게 된 이유를 솔직하게 밝혔다.
홍정호는 31일 개인 SNS를 통해서 "이 글을 쓰는 지금, 마음이 많이 무겁습니다. 8년 동안 전북이라는 팀에서 뛰면서 저는 한 번도 이 팀을 가볍게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주장을 맡았고, 우승을 했고, 개인상도 받았지만 그보다 더 자랑스러운 건 전북의 선수로 살았던 시간 그 자체였습니다. 그래서 지금 제가 다른 팀으로 간다는 사실이 팬 여러분께 배신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합니다. 그 생각이 제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합니다"라며 입을 열었다.
홍정호는 자신이 왜 전북을 떠나는 결정을 내리게 됐는지를 시간 흐름으로 상세하게 설명했다. "테크니컬 디렉터님이 바뀐 뒤,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채로 시즌 초 많은 시간 동안 외면을 받았습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선수 등록이 되지 않아 경기에 나서지 못했을 때는 직원 실수로 인해 등록이 누락됐다는 답변만 들었습니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한 상황에서 정당한 이유와 설명 없이 단지 실수로 명단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에 경기에 뛰지 못하는 상황이 솔직히 납득이 되지 않았고 너무 속상했습니다. 어느 순간에는 이적을 권유하는 말까지 듣게 됐습니다"며 구단의 실수로 인해서 초반에는 경기도 뛰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홍정호는 "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전북을 떠나고 싶지 않았고, 말이 아니라 경기장에서 제 가치를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았다고 믿습니다. 팀의 주축으로 뛰었고, 더블 우승을 이뤘고, 개인적인 성과도 남겼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아직 나는 이 팀에 필요한 선수구나'라고 믿고 싶었습니다"며 전북 선수로서 뛰고 싶었다는 마음을 고백했다.
홍정호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전북과의 계약이 만료되는 상황이었다. 홍정호의 입장은 전북이 자신을 붙잡을 생각이 없었다는 쪽이었다. "여러 팀들에게 연락이 왔지만 전북이 우선이었습니다. 제 마음 속에 선택지는 전북뿐이었기 때문에 전북만을 기다렸습니다. 다른 선수들은 구단과 미래를 이야기할 때 저는 아무런 설명도 연락도 없이 무작정 기다려야만 했고, 그 기다림은 점점 길어졌습니다. 하루하루가 정말 버거웠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어렵게 마주한 미팅에서 재계약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습니다"며 감정적으로 힘들어졌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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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저에게는 선택권이 없었고, 이미 답은 정해져 있었습니다. 긴 시간 연락이 없었던 이유가 짐작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팀에서 나는 이미 선택지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8년의 정이 깊은 이 팀에게 원한 건 연봉이나 기간이 아니었습니다. 할 수 있는 역할 안에서 최선을 다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보이지 않는 선이 그어져있는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며 구단의 입장에 대한 서운함도 밝혔다.
홍정호는 전북의 레전드로서 남고 싶었지만 상처를 받아서 팀을 떠나기로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었다. "사랑하는 이 팀에서 제 축구인생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바람을 꼭 이루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크게 상처받아 있었습니다. 선수로서, 사람으로서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더 이상 받을 수 없었습니다. 부디 이 선택을 배신이 아닌, 한 선수가 참고 버티며 고민한 끝에 내린 어쩔 수 없는 아픈 결정으로만 봐주셨으면 합니다"며 팬들에게 호소했다.
전북을 떠나기로 결정한 홍정호는 이정효 감독이 부임하는 수원 삼성 이적이 유력하다. 1989년생이 홍정호는 지난 시즌 전북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K리그1 베스트 일레븐을 차지했다. 수원의 승격 도전에 엄청난 힘이 될 자산이 될 것이다.